韓 OECD 경기선행지수 19개월째↓…외환위기 맞먹는 내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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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13일 0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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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경기‘수축’ 경고음…“올 초중반 최저점”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청와대 제공) 2018.12.10/뉴스1
문재인 대통령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청와대 제공) 2018.12.10/뉴스1
OECD 경기선행지수(2017년 1월~2018년 10월) (OECD 제공)
OECD 경기선행지수(2017년 1월~2018년 10월) (OECD 제공)
우리나라의 경기하강 신호가 날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9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정부는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을 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지만, OECD 지표로는 이미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13일 OECD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10월 경기선행지수(CLI·Composite Leading Indicator)는 전달(99.21) 대비 0.16포인트(p) 하락한 99.05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평균 99.36보다 0.31p 낮다.

경기선행지수란 미래 경기흐름을 예고하는 지표로 100 이상이면 경기상승, 100 이하면 경기하락으로 해석한다. 주로 6~9개월 뒤 상황을 예측하는 것으로 본다.

경기선행지수 하락은 2017년 3월(101.10) 이후 이번이 19개월째로, 외환위기 시절 20개월 연속 하락한(1999년 9월~2001년 4월) 이후 나타난 가장 긴 내림세다. 오는 14일(프랑스 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11월 지표까지 하락한다면 외환위기 때와 같은 기록을 쓰게 된다.

게다가 이 지수는 지난해 5월부터 반년째 100을 밑돌고 있다. 경기 ‘하강’이 아닌 ‘수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

경기선행지수는 100 이상에서 상승 추세일 경우 ‘확장’, 하락 추세는 ‘하강’으로 해석한다. 반면 100 이하에서 하락은 ‘수축’, 상승은 ‘회복’으로 읽는다.

더욱 큰 문제는 지수가 떨어지는 속도다. 우리나라는 다른 OECD 회원국 평균보다 경기선행지수의 하락 속도가 훨씬 빨랐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수도 투자부진 영향으로 상황이 좋지 못하다. 지난 11월 잠정치는 전달 대비 0.2p 하락한 98.6이었으며 2017년 8월 이후 15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 중이다.

지표 하락 추이는 우리 경제를 떠받쳐 온 반도체업황 부진 등에 따라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11일 발표한 그린북(최근경제동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반도체업황을 사상 처음 우리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경기순환상 2017년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길을 탄 상태라는 데 동의한다. 문제는 ‘하강이냐, 그보다 더 나아간 수축이냐’ 정도일 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초중반이면 경기가 최저점을 찍고 팽창기를 향해 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기주기 상 수축기는 1.5~2년 정도 지속되는데, 2017년 중반을 정점으로 본다면 올해 초중반기에는 저점을 지나 팽창기로 접어들 것”이라며 “정부는 이때 기업이 저점을 완만하게 지날 수 있도록 규제완화·재정조기집행 등을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 교수도 “우리 경기는 2017년 고점이었으며 이후 경기 하강에 의한 내수 위축이 고용 둔화로까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부는 경기국면을 확정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는 입장이다. 지난해의 경기동행·선행지수 확정치가 먼저 발표돼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경기순환 부분을 판단하는 것은 좀 더 시간을 갖고 보겠다”며 “확정치가 나온 이후 전문가와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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