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펑 난징대 교수 “중국인들, 당국이 더 반성하는 걸 보고 싶어 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3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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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감시·표현의 자유 필요하다 생각 널리 퍼져”
“中 엘리트 권위주의, 코로나로 큰 타격…사람들 입 막는 건 불가능”

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 동아일보 DB
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 동아일보 DB
“중국 민중은 체제(중국 당국)가 더 반성하고 성찰하는 걸 보고 싶어 한다.”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교수는 11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일반 국민은 정부 말을 따라야 한다는 중국의 정치 엘리트주의, 권위주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방 정부의 대응이 왜 그렇게 느렸는지, 진상은 무엇인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민중의 의문이 폭발적으로 분출했다”며 “(정부를) 감독(감시)할 주체와 표현의 자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지식인 계층뿐 아니라 매우 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전례 없이 퍼져 있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중국의 중견 국제정치학자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발생 초기 드러난 늑장 대응·은폐 등이 드러낸 문제를 되돌아볼 때라는 여론이 중국 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정치 엘리트주의, 권위주의는 무엇인가.

“능력 있는 사람들이 집권했고 책임감 있는 관료들이 국가를 강하게 하며 중국몽(夢)을 실현할 것이기 때문에 논쟁을 만들면 안 되며 보통 사람들은 정부를 믿고 지지하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 엘리트주의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어떤 문제를 드러냈나

“우선 ‘위에서 아래까지 고도의 일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없고 비판할 수 없었다. 둘째 지방 관료들은 윗사람의 눈치를 보면서 감히 말하지 못했다. 춘제(春節·중국의 설)을 앞두고 문제를 일으키면 안 된다는 관료주의 때문에 코로나19 방지에 구멍이 생겼다. 셋째, 모든 걸 국가권력에 집중시켜 사회 활력이 부족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준비가 더 잘 돼 있고 (민간의) 사회적 참여가 가능했다면 코로나19는 이렇게 심각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더 잘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다.”

―중국 민중은 이번엔 무조건 따르지는 않았다.

“그렇다. 코로나19로 생겨난 매우 커다란 변화다. 보통 사람들은 위챗 웨이보 블로그 소셜미디어에서 정부에 ‘당신들이 엘리트라고 생각하면 안 되고, 모든 일을 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제기했다. ‘당신들이 우리를 말하지 못하게 하고 진상을 알지 못하게 하며 책임을 규명하지 못하게 한다’고 제기했다. 보통 사람들의 입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제 중국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나.

“민의의 폭발은 중국 정부와 중국 정치 지도자들을 잘 일깨워줬다. 무엇이 강대한 중국인가. 단순히 경제 군사 물질적인 강대함이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중국의 정치·사회 체제가 개방적이고 민주주의가 있어야 한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는 강대한 중국은 시민과 언론의 자유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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