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콜센터 2900곳 최대 30만 명 근무…신천지 이은 집단감염 ‘화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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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11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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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진을 하고 있다.  © News1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앞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진을 하고 있다.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1일 오전 10시 기준, 7755명까지 늘어난 상황에서 구로구 신도림동 콜센터(텔레마케팅 등 전화상담)와 관련된 확진자가 서울과 경기, 인천에 걸쳐 90명, 대구에서도 10명으로 파악되면서 ‘콜센터 집단감염’이 3자릿수까지 늘어났다. 다닥다닥 붙은 채 전국에 퍼져서 근무하는 콜센터는 290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돼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에 이은 제2 집단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콘텐츠미디어 등이 전국에서 파악한 콜센터업체 수는 지난해 기준, 2887곳에 이른다. 그중 서울이 1300여개로 가장 많고 경기가 500여개로 뒤를 이었다. 대전과 부산, 인천에도 100개가 넘는 콜센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에 콜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에도 적게는 60여곳, 많게는 100여곳의 콜센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숫자는 ‘근무처’ 단위로 구분해 산정한 것으로 ‘업체’ 단위로 실제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파악한 수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전국 시·도에 분포된 숫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근무인원도 적지 않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콜센터(고객센터) 상담사들은 통신사에 한정하더라도 약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아웃바운드 등을 포함하면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비스일반노조 콜센터지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콜센터에서 30만명이 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콜센터는 주로 번화가를 중심으로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인구가 많은 쇼핑몰이나 주거구역 및 다른 업무공간과 밀집한 지식산업센터 등에도 입주해 있다. 구로 집단감염이 발생한 K빌딩도 서울지하철 1호선 구로역과 불과 300~400m 안팎에 위치하고 있다. 5명의 확진자가 난 대구 달서구 성당동 삼성전자 콜센터 역시 대단위 아파트단지와 시장, 대구시청 예정지로 둘러싸인 곳에 있다. 취업포털 사이트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서울의 경우 동대문역사공원역, 당산역, 문정역 등 시내 전역에 포진해 있다.

이윤선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동조합 콜센터지부장은 “채용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이런 곳을 선택한다. 고소득도 아니고 최저임금 정도 월급이 대부분이어서 교통편리에 따라 구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역세권의 큰 빌딩 중 인기없는 층이나 공실을 이용해 이탈률 높은 콜센터 직원 수급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콜센터는 비교적 좁은 공간에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까지 모여 근무한다. 실제로 코로나19 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의 경우 직원들이 그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고 근무한 것으로 알려져 집단감염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직업 특성상 마스크를 쓰고 전화 응대를 하기가 힘들다.

콜센터가 집단감염 우려가 높은 이유는 그뿐만이 아니다. 콜센터는 업무 특성상 고객들이 직접 방문할 일이 없어 그간 위치가 잘 노출되지 않았다. 시민들이 위치를 몰라 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업체를 총괄하는 방통위는 지난 10일 통신사 고객센터에 대한 방역소독 및 상담사들의 근무현황을 포함한 전반적인 방역상황에 대해 실태점검에 나섰다. 지자체도 팔을 걷어붙였다. 서울시는 더 강경한 입장으로, 시내 417곳 콜센터의 폐쇄명령도 검토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위험이 증대된다고 판단되면 (콜센터를) 얼마든지 폐쇄 행정명령을 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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