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건 논란…與 “사적 영역” vs 野 “더불어미투당” (종합)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투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 씨가 28일 ‘미투 의혹’으로 자격을 반납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 민주당은 ‘사적 영역 검증에 한계가 있다”고 했지만, 야당에서는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당들마저 일제히 비판을 쏟았다.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 소속 김성환 의원은 이날 “사적인 영역이라 저희가 검증하는 데 한계가 좀 있었던 것 같다”며 “사적 영역을 어디까지 검증할 수 있을지 검토를 해서 추가로 보완할 점이 있다면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당이 대국민 사과를 한다든가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는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한 이후 필요한 당의 조치는 확인하도록 하겠다. 추가적으로 당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나 관련 내용의 확인을 통해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며 “아울러 출마 예상자를 대상으로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해서 당은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 인재영입과 관련해서도 보다 철저하게 검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탈당·제명 등 향후 원 씨에 대한 당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금으로서는 당사자와 피해자 추정 여성 간에 사실관계 다툼이 이뤄지는 상황이라 이후 진행과정, 조사결과를 살펴보고 원칙적으로 처리하겠다”며 “현재로서는 본인의 소명만을 들은 상태여서 사실관계는 이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재영입 과정에서 이 문제를 몰랐느냐”는 물음에 “확인이 안 된 것 같다. 앞으로 인재영입이나 공천과정에서 이런 내용들에 대해 좀 더 정밀하게 살펴보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면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 그리고 정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까지 모두 비판을 쏟아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 씨가 민주당 영입자격을 스스로 반납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인재(人材)인 줄 알았는데 사람으로 인한 재앙, 인재(人災)였다”고 비판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송희경 의원도 “민주당의 왜곡된 성인식이 인재영입 참사를 불렀다”며 “감히 더불어미투당이라고 불려도 오명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가세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원 씨는 조용히 떠나도 모자랄 판에 ‘한때 사랑했던 여성’ 운운하며 끝까지 입을 놀렸다”며 “(영입인재) 반납이 끝이 아니다. 원 씨는 진심으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합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 또 사회적 약자에게 상처만 주는 민주당은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권성주 새보수당 대변인도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가 결국 화를 불렀다”며 “2년 전 이맘 때 끝없는 미투 논란으로 도덕적 이중성 문제를 겪었던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정치판을 교란시키며 국민 분노만 자아내는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 씨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미투 의혹 관련 기자회견을 마치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스1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피해여성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는 기자회견문은 참담한 대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무엇보다 이 같은 인사를 버젓이 인재 영입이라고 내세운 민주당의 검증 시스템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홍성문 평화당 대변인은 “참으로 끔찍하고 가증스럽고 참담하다. 그의 이중적 태도에 말문이 막힌다”며 “민주당의 사과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현 대안신당 대변인은 “무분별한 영입이 부른 참사이며 어떻게 해서든 선거에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선거 만능주의가 여권에 팽배해있다는 점”이라며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원 씨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며 “아무리 억울해도 엄중한 책임과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게 합당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 씨는 미투 의혹을 부인하면서 “민주당이 선거 목전에 있다. 제가 아무리 억울함을 토로하고 사실관계를 소명해도 지루한 진실공방 자체가 부담”이라며 “(폭로자는) 제가 한때 사랑했던 여성으로, 함께 했던 과거에 대해 함께 고통받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다. 감투를 내려놓고 자연인으로 돌아가겠다”고 부연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