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공무원, 김기현 공격자료 담아 ‘송철호 화이팅’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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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23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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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14일 울산시 인사위원회에서 직권면직된 뒤 울산시청을 나서고 있다. © News1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지난 14일 울산시 인사위원회에서 직권면직된 뒤 울산시청을 나서고 있다. © News1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측근인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 울산시 공무원들로부터 업무 관련 자료를 빼내 송 시장 공약에 활용한 정황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들 울산시 공무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송 전 부시장에 대해 공범 관계를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최근 송 전 부시장이 2017~2018년 송 시장 캠프에 합류한 시기 울산시 공무원 4명으로부터 시 주요 업무보고 등 자료를 건네 받은 단서를 잡았다.

송 전 부시장은 울산시 공무원 A씨로부터 2017년 11월29일과 이듬해 1월4일 Δ2017년 행정사무감사 울산시 요구자료 Δ2017년 주요 업무보고 Δ2018년 울산시청 창조경제본부 주요 업무계획 등 자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창조경제본부 주요 업무계획 일부는 송 시장 공약인 스마트 재생 에너지 메카 건설이나 울산형 에너지 전환 기본계획 수정에 활용된 부분이 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창조경제 분야에서 일하던 A씨는 송 시장 당선 이후 4급으로 승진했다.

송 전 부시장은 또 공무원 B씨로부터 2017년 9월19일부터 2018년 6월6일까지 7회에 걸쳐 부산시 택시운송사업 발전 계획 등 15가지 자료를 받았다. 특히 TV토론에서 경쟁후보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공격할 질문지인 ‘김기현 공격 논리자료’엔 ‘2014년 7월 취임해 2년 반 동안 대중교통 개선을 위해 뭘 했나. 2017년이 돼서야 용역에 착수하고, 그걸 이번에 공약으로 활용한 게 아닌가’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 메일 제목은 ‘국장님. 후보님. 화이팅입니다’라고 쓰여있었다고 한다.

공무원 C씨로부터 2017년 8월21일부터 2018년 4월23일까지 12회에 걸쳐 송 전 부시장이 받은 자료엔 Δ주간업무계획 Δ지방행정 여론 동향 Δ지방발전기획단 연락처 Δ인사 발령 등이 포함됐다. 송 전 부시장 측이 이를 모아 만든 취합자료를 검찰은 확보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송 전 부시장과 동향인 C씨는 장애인 복지 업무를 담당하다 선거를 마치고 주요 보직인 총무과 인사담당자로 이동했다. 송 전 부시장은 공무원 D씨로부터 2018년 1~2월 사이 울산 하이테크벨리 조성 사업 등 자료를 제공 받았다.

검찰은 청와대가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이 당선될 수 있도록 선거공약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주고, 경찰을 통해 송 시장의 경쟁후보였던 김 전 시장 주변인들에 대해 하명수사를 벌였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송 전 부시장은 2000년대 울산시 교통기획과장과 교통건설국장을 거쳐 2015년~2017년까지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을 지냈다. 2017년 8월부터 송 시장 출마를 돕는 모임에 합류, 송 시장 당선 뒤 경제 부시장으로 발탁됐다가 지난 14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이유로 직권면직됐다. 검찰은 지난 21일과 22일 이틀에 걸쳐 송 전 부시장을 조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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