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 미만 아동의 SNS/포털 가입, 어떤 절차로 진행될까?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월 16일 17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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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7일을 기점으로 유튜브(Youtube)에서 아동용 콘텐츠에 대한 정책이 변경된다. 앞으로 유튜브에서 아동이 출연하거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채널은 개인 맞춤 광고가 중단되며, 광고 수익도 창출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구글이 13세 미만 아동의 정보를 광고 목적으로 수집하기 전에 부모의 동의를 받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사실 유튜브를 비롯한 거의 모든 IT 기업은 서비스국가의 법령에 따라 부모 동의 없는 만 13/14세의 회원 가입을 제한하고 있다. 광고 수익 창출은 만 18/19세로 규정돼 있고, 보호자 동의 없이 이를 관리할 수 없다. 하지만 아동의 전자제품 및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된 지금, 만 14세 미만 아동이더라도 SNS·포털 사이트 가입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인터넷 사용의 첫 단계인 회원가입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지, 국내외 주요 사이트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절차 없이 간편하게 가입하는 해외 서비스, 만 14세 미만은?

해외 주요 서비스의 약관, 국내와 비슷하게 만 13/14세 가입이 제한된다.(출처=IT동아)
해외 주요 서비스의 약관, 국내와 비슷하게 만 13/14세 가입이 제한된다.(출처=IT동아)

국내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대표적인 외국계 서비스 중 4개를 추려 약관을 확인해봤다. 구글은 전 세계적으로 만 13세, 한국에 한해 만 14세로 연령 제한을 두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역시 한국 법령이 규정하는 만 14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고, 트위터는 만 13세가 기준이다.

그런데 외국계 서비스는 국내 서비스와 달리, 휴대폰 및 신용카드를 통한 본인 인증이나 보호자 동의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가입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만 14세 미만 아동이 가입하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여 직접 만 14세 미만 생일 정보를 입력해 가입을 시도해봤다.

서비스마다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가입 여부가 다 다르다.(출처=IT동아)
서비스마다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가입 여부가 다 다르다.(출처=IT동아)

구글은 만 14세 미만의 가입을 조건부로 허가한다. 법정 대리인(가족) 계정과 '패밀리 링크'로 연결하면, 아동이 만 14세가 될 때까지 부모가 계정을 관리하게 된다. 만약 연결할 법정 대리인 계정이 없다면 가입할 수 없다. 만 14세 미만 아동이 구글 계정을 생성할 수 있는 이유는 구글 계정이 없으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은 만 14세 미만의 가입을 철저히 금지한다. 계정 생성 시 생일을 묻고, 만 14세 미만일 경우 계정을 생성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재시도할 수 없도록 계정 생성 페이지를 다시 보여주지 않고, 왜 가입이 되지 않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가입 거부 사유나 고객 센터로 연결하는 등의 조치가 포함됐으면 한다.

페이스북에서 만 14세 미만 계정은 즉시 삭제된다.(출처=IT동아)
페이스북에서 만 14세 미만 계정은 즉시 삭제된다.(출처=IT동아)

만약 생일을 허위로 기재한다면 페이스북을 가입할 수는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만 14세 미만 아동이 페이스북 계정을 생성하는 것에 대해 신고를 받고 있으며, 주기적으로 필터링하고 있다. 만 14세 미만으로 확인된다면 그 즉시 계정이 삭제된다.

트위터는 생년월일을 기입하지 않으면 만 13세 미만도 쓸 수 있다.(출처=IT동아)
트위터는 생년월일을 기입하지 않으면 만 13세 미만도 쓸 수 있다.(출처=IT동아)

익명성이 강한 트위터는 만 13세 미만 아동도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다만 프로필 수정에서 생일을 만 13세 미만으로 설정할 경우 즉시 계정이 정지되고, 해지를 위해선 신분 증명(여권, 영문으로 된 운전면허증 등)이 필요하다. 만약 만 13세 이상임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면 해당 계정은 계속 잠금 상태가 유지되고, 트위터 운영원칙에 따라 영구정지될 수 있다.

카카오, 네이버는 보호자 동의 후 가입 가능

대한민국은 정보통신망법 제 31조에 의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등이 만 14세 미만 아동으로부터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등 동의를 받으려면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만약 만 14세 아동이 특정 온라인 서비스 이용을 위해 계정 가입을 할 경우, 법정대리인의 적법한 동의만 거친다면 가입하는 데 문제가 없다. 이에 따라 네이버·카카오 모두 만 14세 미만 아동이 가입할 수 있다.

네이버는 가입 시 법정대리인의 본인 인증을 거쳐 가입할 수 있다.(출처=IT동아)
네이버는 가입 시 법정대리인의 본인 인증을 거쳐 가입할 수 있다.(출처=IT동아)

네이버 회원 가입은 생년월일을 입력해 만 14세 미만인지 일차적으로 확인한다. 정확한 생년 월일을 입력하지 않는다면 추후 금융 서비스나 본인 인증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거짓으로 입력할 수도 없다. 만 14세 이상이라면 그대로 가입 절차가 진행되고, 만 14세 미만이라면, 자동으로 법정대리인의 스마트폰 본인 인증 절차를 거치게 된다.

카카오 역시 본인 인증 및 법정 대리인 인증이 필수다.(출처=IT동아)
카카오 역시 본인 인증 및 법정 대리인 인증이 필수다.(출처=IT동아)

카카오 역시 유사한 절차로 법정대리인의 동의 여부를 확인한다. 카카오톡을 처음 가입하면, 중복 계정 생성을 막기 위해 전화번호를 통한 본인 인증을 거친다. 통신사를 통해 본인인증을 거치는 것이니 만 14세 미만 아동이 생년월일을 허위로 기재해 계정을 생성할 방법이 없다. 결국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며, 이 부분만 동의를 받으면 계정을 생성할 수 있다.

만 14세 아동의 계정 생성, 외국계 서비스는 방법 없어.

페이스북의 경우, 아무 설명도 없이 가입이 거부된다.(출처=IT동아)
페이스북의 경우, 아무 설명도 없이 가입이 거부된다.(출처=IT동아)

국내 기업은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 외 위치정보 사업자가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위치)정보 보호를 수집·이용·제공할 때, 법정대리인이 동의했는지 확인하는 법령을 준수하므로, 부모의 동의를 거쳐 가입하는 데 무리가 없다. 반대로 외국계 기업은 국내법을 강제하기 어려우므로 자율 규제에 믿고 맡길 수밖에 없다. 14세 미만 아동의 가입을 막지는 않지만, 적발 시 과감히 계정 정지·삭제에 이르니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외국계 기업의 만 14세 미만 가입 금지는 국내보다 훨씬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다. 법정 대리인 동의 없이 자율적으로 규제를 하고 있다는 내용, 그리고 만 14세 이하 아동의 가입을 금지하는 조건 등에 대해서 조금 친절하게 언급해주면 더 좋을 듯 하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n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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