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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해리 왕자 부부에 폭발적 관심…‘시간제 왕족’ vs ‘독립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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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해리 왕자 부부에 폭발적 관심…‘시간제 왕족’ vs ‘독립지지’

뉴시스입력 2020-01-09 16:11수정 2020-01-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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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부부가 '英과 북미 오가겠다' 폭탄 선언해 눈길
전례 없는 일…재정 독립 방안 등 모든 게 의문 투성이
그간 왕실 생활 고충…거주지에 세금 36억원 써 비난도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8일(현지시간) 군주제 역사상 전례 없는 선언을 하자 폭발적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마클 왕자비가 할리우드 배우 출신의 흑백혼혈이라는 점에서 이들 부부는 이미 영국 왕실에서 전례 없던 존재였다. 여기에 이번 ‘독립 선언’까지 더해지자 전 세계인의 눈길이 집중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에 빗댄 ‘메그시트(Megxit)’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메건 마클이 왕실을 탈출했다는 의미다.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버킹엄궁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우리는 왕실 고위(senior) 구성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재정적으로 독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제 영국과 북미 사이에서 시간을 균형 있게 보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여왕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이어가겠다”며 “여왕과 영연방에 대한 의무를 계속 지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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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어떤 영국 왕실 구성원도 지위를 유지하는 동시에 영국이 아닌 곳에서 거주하겠다고 밝히지 않았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 조지 6세의 형인 에드워드 8세(훗날 윈저공)의 사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윈저공의 경우 당시 영국 왕실의 규정을 어기고 이혼여성과 결혼하면서 왕위를 동생에게 넘긴 탓에 외국을 떠돌았을 뿐, 본인은 영국에서 거주하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반면 해리 왕자 부부는 외압없이 스스로 왕실 공적인 업무에서 멀어지는 동시에 북미에서 시간을 보내겠다고 선언했다.

영국 언론은 이를 두고 ‘파트타임(시간제) 왕족’이라고 평가했다.

이들 부부가 어떤 일로 소득을 올릴지는 의문이다. 물론 이들은 이미 충분한 재력을 갖고 있으리라고 예상된다. 해리 왕자는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의 유산을 물려받았고 마클 왕자비도 배우 시절 벌어둔 돈이 있다. BBC에서 왕실을 담당하는 조니 다이먼드는 이 부부가 “상당한 저축”을 갖고 있으리라고 추정했다.

디키 아르비테르 전 버킹엄궁 공보관은 “해리 왕자가 가난한 사람은 아니지만, 2개의 다른 나라에서 아들을 기르면서 어떻게 생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 의문”이라며 “경호 비용은 어떻게 처리되나”라고 반문했다.

다이먼드는 이 부부가 직업을 구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스스로 고위 구성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해 충돌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고 답했다.

2018년 이들이 결혼한 이후 마클 왕자비가 왕실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영국인이 아닌 데다 흑백혼혈이고 이혼 전력이 있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황색 언론(타블로이드)은 마클 왕자비가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는 등 가십 기사를 끊임없이 쏟아냈다. 파파라치에게 어머니를 잃은 해리 왕자는 타블로이드의 보도 행태에 법적 대응으로 맞서왔다.

데일리메일은 해리 왕자 부부의 성명이 나온 뒤 이들의 결혼식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마클 왕자비를 비난했다. 그가 식 장소인 세인트 조지 예배당의 퀴퀴한 냄새에 대해 불평하면서 방향제를 뿌리자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위선적이라는 비난을 받은 일도 몇 가지 있다. 240만파운드(약 36억원)를 들여 주거지 ‘프로그모어 코티지’를 수리하고, 평소 환경 보호에 나서겠다고 공언해놓고 일반 여객기보다 훨씬 많은 화석연료를 소모하는 전용기를 타서다.
형 부부와의 묘한 갈등 기류도 감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평생을 왕이 되기 위해 기다려온 찰스 왕세자의 둘째 아들로서, 해리 왕자가 왕이 될 가능성은 사실상 거의 없다”며 “형인 윌리엄 왕세손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르리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반면 해리 왕자는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고 분석했다.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의 관례를 깨고 아들 아치의 사진을 뒤늦게 공개한 점도 빈축을 샀다. 반면 윌리엄 왕세손과 아내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는 출산 직후 병원 앞에서 아이를 안고 취재진 앞에 섰다.

NYT는 “특히, 마클 왕자비는 미들턴 왕세손비보다 못한 존재로 인식됐다. 미들턴 왕세손비는 그가 나타나야 하는 곳이면 어디든 간에 예의 바르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온화한 왕족이라는 판타지를 완벽하게 충족해준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ITV 다큐멘터리에서 윌리엄 왕세손과의 불화설에 “우리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해 여러 추측을 낳았다.

이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도 있다. 2015년 유엔 여성대사로 활동하고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마클 왕자비는 여성의 인권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며 팬을 얻었다. 그가 용감하게 왕실의 구습을 거부했다는 의견도 있다. 참전 군인 출신인 해리 왕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특권층의 의무)’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디언은 “많은 사람이 이 소식에 기쁨을 표했고 스스로 길을 만들고 돈을 벌고 싶어 하는 독립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고 평가했다.

NYT는 “(마클 왕자비가) 너무 대담하고, 너무 솔직하며, 너무 미국적이고, 너무 다문화적이라서 비판받았다”고 전했다.

또 “타블로이드가 배은망덕한 왕실 신부(ungrateful royal bride)보다 더 싫어하는 유일한 한 가지는, 영국에서 살고 싶어 하지도 않는 배은망덕한 왕실 신부”라고 타블로이드를 비꼬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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