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갈등격화로 중동 정세 요동…北, 어떤 행보 택할까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9일 0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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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미국의 동향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재개문제에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의 곤혹스러운 상황을 이용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전망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이란 접근 방식과 대북한 접근 방식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란과는 과거 미국인 납치 및 억류 사과, 이슬람과의 전쟁 등으로 뿌리 깊은 감정이 있는 반면 북한에 대해서는 철저히 실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역시 경제 건설이라는 대전제를 놓고 미국과 협상을 진행했다는 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양 측 협상은 기본적으로 실리를 따지는 외교에 가깝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의 뒤통수를 치듯 이 시점에 도발을 감행해 얻을 이득은 커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향후 얻을 손익계산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도발을 예측하는 의견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나온 대미 강경 메시지를 의식한 것이다. 북한은 당시 ‘새 전략무기’를 언급하며 전 세계가 곧 새 무기를 목격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의 여지를 남겨뒀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조정될 것”이라고 했는데, 영문으로는 ‘상향 조정’을 ‘properly coordinate(적절히 조정)’으로 명기해 상당한 메시지 관리를 한 측면이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을 그대로 살펴보면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이 있어야 북한의 도발 여부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로선 미국의 추가적인 대북 입장이 나오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과의 전면전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밀도있는 접근이 나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북한은 오히려 경제난에 대한 ‘정면 돌파전’을 초반에 몰아붙이기 위한 호재로 이란 국면을 접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를 예측하기 어려운 미국과의 대화 혹은 접촉으로 인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잦은 국면의 변화를 감당하기보다는, 미국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돌아섰을 때 ‘새로운 길’로 제시한 경제난 정면 돌파전에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연일 ‘정면 돌파전의 기본 전선은 경제 전선’이라는 구호를 보도하고 있다. 현재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적으로 표출하고 있는 동시에 “당장 예정된 도발은 없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물론 북한이 무조건적 무장 해제 식의 접근을 한다는 뜻은 아니다. 군사적 행보에 대한 준비는 충실히 하되, 실질적인 도발 시점에 대한 결정은 미국과의 의미 있는 접촉이 있은 뒤에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은 일련의 중동 정세에 대해 ‘관심’은 표하되 ‘입장’은 내지 않고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도 이를 외신을 인용해 짧게 보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식으로 견제 메시지를 더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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