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왜 이란 ‘52개 지역’ 콕 찍었나…40년전 굴욕 씻으러?

  • 뉴스1
  • 입력 2020년 1월 6일 14시 07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보복할 경우 이란 내 52곳을 겨냥하겠다고 경고했다. 왜 특정한 숫자를 들어 52곳을 지목했을까. 52란 숫자는 무엇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이란은 우리가 테러리스트 지도자(거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하자 대담하게도 특정 미국 자산을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얘길 하고 있다”며 “우린 이란이 미국인이나 미국 자산을 공격할 경우 이란 내 52개 지역을 겨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52개 목표)중 일부는 이란과 이란 문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이란은) 매우 빠르고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미국은 더 이상의 위협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특별히 ‘52개 지역’을 거론한 것에 대해 “오래 전 이란에 붙잡혀있던 미국인 포로 수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국인 포로란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이 점거되면서 잡혔던 인질을 의미한다. 그러나 당시 붙잡혔던 인질의 수와 52란 숫자는 차이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한 수치는 잘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란에서는 이슬람 혁명 당시 대중들 사이에는 미국·영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종교를 탄압하고 독재 행보를 보인 팔라비 왕조의 마지막 샤(왕)였던 모하메드 레자 팔라비에 대한 불만, 배후로 인식됐던 미국에 대한 반감이 고조됐다.

이후 팔라비가 이집트로 망명한 뒤 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방문하자 들끓던 반미 감정은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향했다. 이란의 종교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를 따랐던 젊은 이슬람 청년들은 대사관을 침입해 외교관 등 ‘63명’을 인질로 잡았다.

미국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군사 작전까지 펼쳤지만 헬기 8대 중 3대가 오작동하면서 실패했다. 오히려 미군 8명이 사망했고 이란은 시신들을 TV 화면을 통해 보여주기까지 해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이듬해 팔라비가 지병으로 사망하고 인질들이 풀려나면서 이 사태는 끝이 났지만 양국 간 감정의 골은 깊을대로 깊어졌고 특히 미국에 있어서 그 앙금은 계속 남아 있었다.

그러다 최근 이라크의 친(親)이란 시위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에워싸고 성조기를 불태우며 화염병 등을 투척한 데 이어 대사관 인근에 로켓포까지 떨어지는 유사한 상황이 발생하자 40년 전 일이 다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양국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018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면서 얼어붙었고 이란 역시 사실상 탈퇴 의사를 보이며 오히려 핵위기로까지 점증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