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안철수, 총선 판도 흔들까…중도보수 겨냥 독자 신당?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2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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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1년4개월 만의 복귀
총선 불과 3개월여 남은 시점…설 전 돌아올 듯
중도층 확장 노리는 정치권 러브콜 쇄도 예상
기존 정당과 거리 두고 독자 신당 추진 가능성
"이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이 미래세대 착취"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2일 정계 복귀를 공식 선언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이후 해외에 머문 지 1년4개월 만이다. 안 전 대표가 총선이 임박한 시점에 복귀를 택하면서 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이제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꾸어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하는 지에 대해 상의 드리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6·13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같은 해 9월 독일 유학을 떠났고, 지난해 10월부터는 미국 스탠퍼드대 방문학자로 지내왔다. 그동안 정치권의 끊임없는 러브콜에도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던 그가 새해 첫 메시지로 정계 복귀 선언을 던진 것이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공식적으로 돌아오겠다고 선언한 만큼 더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설 전에는 돌아와 정치 행보 잰걸음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은 안 전 대표가 올해 4·15 총선을 불과 3개월여 앞두고 돌아오자 선거 판도에 미칠 영향력을 주목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당을 창당해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국민의당은 총 38석을 얻으며 국회 제3당의 지위를 굳혔다.

이번엔 특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중도보수 지대를 선점하려는 러브콜이 쇄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안 전 대표 복귀시 ‘2선 후퇴’ 의사를 밝혔던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곧장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바른미래당은 ‘창업주’인 안 전 대표가 당으로 돌아오면 내분으로 어지러웠던 당의 전열을 재정비하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는 내년 총선에서 중도 개혁 정당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손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안 전 대표의 복귀를 적극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며 “나는 그동안 여러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안 대표 측에 전한 것처럼, 안 대표가 원하는 것을 모두 받아들이고 그가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했다.

중도 보수 통합을 고리로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온 자유한국당에 응답할지도 관심이다. 한국당은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 확장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 전 대표의 복귀 선언에 대해 “정치인들에 대한 통합 추진, 논의 과정에 대해 말씀을 안 드리는 게 좋다”며 말을 아끼면서도 “기본원칙은 분명하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란 헌법의 큰 가치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분들이 함께 문재인 정권의 폭정에 맞서 싸워서 대한민국을 살리게 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가급적이면 모든 분들이 함께 하는 대통합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복귀의 변에서 여야를 전방위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한 만큼 기존 정당들과 거리를 두고 독자 신당을 내세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안 전 대표는 복귀를 알리는 메시지에서 “우리나라의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 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세대들은 계속 착취 당하고 볼모로 잡혀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 전 대표의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을 암담하게 만든 기득권 양당 정치 세력의 사생결단 이념 대결에 국민들이 찌들어계시다. 활력소가 될 만한 내용들을 갖고 올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역시 과거 리더십에 한정된 어려움이 있지 않나”라며 “어떤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쫓는 게 아니라 정치적 초심을 잊지 않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분들을 만나 상의하러 돌아온다는 부분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안철수계 한 의원은 통화에서 “양극단 세력을 제외한 모든 중도 세력을 통합해서 새로운 정치를 펼쳐나가야 한다. 안철수의 새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의원을 주축으로 창당을 앞두고 있는 새로운보수당에 참여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을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측은 앞서 “안 전 대표가 참여할 여건이 안 된다”며 불참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럴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을 이룬 공동 창업주 유승민 의원과 안 전 대표가 완전히 결별하게 되는 것이지만, 안 전 대표가 돌아와 전격적인 연대 또는 합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김 전 비서실장은 통화에서 “새보수당은 이념 정체성을 분명히 밝히고 있고 야당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매김할 목표가 있으니 잘 되길 응원하는 차원”이라며 “이미 참여하기 어렵다고 한 만큼 잘 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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