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들’…리더십 흔들리는 여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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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일 0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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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표(왼쪽부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News1
심상정 정의당 대표(왼쪽부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창립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 News1
여의도 정치를 이끄는 여야 대표들이 위기의 11월을 맞이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안팎의 내우외환이 겹치면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을 이끌고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잇따른 쇄신론과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인 모습이다.

당내에선 이철희·표창원 등 두 명의 초선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상태다. 이들 두 의원이 이 대표에게 총선 불출마 뜻을 밝히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의 혁신과 쇄신이 필요하다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당 밖으로는 ‘조국 사태’를 촉발된 지지층 분열을 수습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으로 인해 당청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상황에서 여당 지도부가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에서부터, 조 전 장관의 사퇴를 막지 못했다는 비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이 대표가 뒤숭숭한 분위기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당초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지난달 30일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은 당 안팎의 지도부 책임론에 더욱 기름을 끼얹은 모양새가 됐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당원게시판 등에 이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는 질문에 이 대표가 “극소수자가 그러는(사퇴 요구) 것”이라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이후 당원 게시판에는 다시 한 번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으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선거가 다섯 달밖에 안 남았는데 지도부가 물러나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지도부 책임론을 일축했다.

‘위기의 계절’은 제1야당을 이끄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도 찾아왔다. 황 대표의 위기는 당 내부의 잇단 실책으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대국민 소통을 강화하고 당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 등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오른소리’ 애니메이션은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표현해 문 대통령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인재영입도 시작부터 삐걱대는 모습이다. 황 대표가 ‘인재영입 1호’로 직접 발탁한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당 최고위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영입이 보류됐기 때문이다.

공관병 갑질 논란에 휩싸였던 박 전 대장을 영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인재영입 1호’는 기존과 보수권 인사보다는 청년 등 참신함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안병길 전 부산일보 사장 영입도 부산지역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황 대표가 취임 후 첫 인재영입부터 여론의 뭇매와 당내 반발에 부딪히면서, 인적쇄신 및 물갈이로 이어질 총선 공천을 성공적으로 이끌 리더십이 있는지를 놓고 회의론도 나온다.

특히 집단지도체제 하에서 황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던 최고위원들마저도 이같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을 두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더 이상 황 대표의 독단을 묵과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비당권파로 불리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의 탈당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태에서, 당권파마저도 손 대표에게서 등을 돌리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고립무원’에 놓인 상태다.

이에 손 대표는 “새로운 제3지대 형성을 준비하겠다”며 ‘신당 창당’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계획을 밝혔지만,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당의 성패를 가를 인재 영입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다른 정당 대표들의 상황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조국 정국’ 이후 이탈한 지지층을 재결집해야 하며,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또한 분당 이후 당 자체가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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