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사이드] ‘똥개의 전략’ ‘미끼’…드라마 소제목의 비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11월 1일 06시 57분


MBC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한 장면. 사진제공|MBC
MBC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한 장면. 사진제공|MBC
각 회차 압축…이야기 힌트 제시도
‘타인은 지옥이다’ 앞글자 문장 눈길

‘똥개의 전략’, ‘네버엔딩 마이웨이’, ‘미끼’. 눈에 익었다면 당신은 드라마 애시청자다.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쌈, 마이웨이’, ‘모두의 거짓말’에 각각 등장한 일부 ‘소제목’들이니, 이를 단박에 눈치 챘다면 당신이야말로 드라마를 사랑하는 시청자일 밖에.

드라마 회차별 ‘소제목’이 안방극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소제목은 방송 시작과 동시에 떠올라 해당 회차 분량이 펼쳐낼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짤막한 문장이나 단어로 함축해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한다.

16.9%의 높은 시청률(닐슨코리아)을 기록 중인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의 또 다른 재미도 소제목에 있다. 임상춘 작가는 ‘똥개의 전략’(강하늘), ‘이 구역의 스라소니’(공효진), ‘나를 잊지 말아요’(손담비) 등 각 회차별 주요 인물 이야기나 상황을 소제목에 담는다. 10월30일 방송분의 ‘그 썸의 끝’은 극중 황용식(강하늘)의 동백(공효진)을 향한 프러포즈로 이어졌다. 이야기를 간략하고 쉽게 파악할 수 있을 만큼 핵심을 뽑아내는 작가의 센스가 돋보인다. 임 작가는 전작 ‘쌈, 마이웨이’에서도 ‘사고쳐야 청춘이다’ ‘네버엔딩 마이웨이’ 등 재기발랄한 소제목으로 시청의 재미를 높였다.

OCN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의 한 장면. 사진제공|OCN
OCN 드라마 ‘모두의 거짓말’의 한 장면. 사진제공|OCN

현재 방영 중인 케이블채널 OCN ‘모두의 거짓말’에도 ‘손’ ‘표적’ ‘미끼’ 등 매회 소제목이 붙고 있다. 최근 종영한 ‘위대한 쇼’와 ‘왓쳐’, ‘보이스’ 시즌 1∼3도 이를 통해 시청자의 호기심을 키웠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e게임의 ‘이스터 에그’ 방식을 차용했다. 개발자가 게임 속에 메시지를 숨겨 놓는 것처럼, ‘타인은 지옥이다’ ‘인간본능’ ‘은밀한 속삭임’ 등 10회 방송 동안 각각 소제목을 달고 그 앞글자를 모아 ‘타인은 정말로 지옥인가’라는 문장을 완성했다. 정이도 작가는 타인에 대한 경계심과 그로 인한 공포심을 경고하면서도 ‘타인은 인생의 동반자’라는 의도를 담았다.

한 드라마 작가는 “스릴러·추리물에서는 범인 추적의 단서가 되는 등 장르에 따라 소제목 활용법도 달라진다”며 “하나의 팬 서비스처럼 대본에 미처 담지 못한 메시지를 소제목을 통해 전달하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