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영철 “美, 트럼프-김정은 친분 믿고 올해 말 넘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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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7일 10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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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부위원장.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은 “미국이 자기 대통령과 우리 국무위원장과의 개인적 친분관계를 내세워 시간끌기를 하며 올해 말을 무난히 넘기려고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27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낸 담화에서 북미관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친분관계 덕분이라면서 “모든 것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이 유엔총회 제74차 회의 1위원회 회의에서 미국측이 북한에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론 제시 등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도 “자극적인 망발을 늘어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런면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에 유엔 제재결의 이행을 집요하게 강박하고 있으며 추종 국가들을 내세워 유엔총회에서 반(反)공화국 결의안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 전략사령관 지명자가 최근 의회 상원에서 북한을 ‘불량배국가’로 헐뜯었으며 미국 군부가 북한을 겨냥한 핵타격훈련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찰스 리처드 미 전략사령관 지명자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불량 국가들의 제한된 위협으로 미국을 방어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제반 상황은 미국이 셈법전환과 관련한 우리의 요구에 부응하기는 커녕 이전보다 더 교활하고 악랄한 방법으로 우리를 고립, 압살하려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미관계에서는 그 어떤 실제적인 진전이 이룩된 것이 없으며 지금 당장이라도 불과 불이 오갈 수 있는 교전관계가 그대로 지속되고 있다”며 “영원한 적도, 영원한 벗도 없다는 외교적 명구가 영원한 적은 있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는 격언으로 바뀌지 않기를 바란다 ”고 밝혔다.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북한 노동당 통전부 산하 조직으로 북한이 미국 등 미수교국이나 남한과의 관계개선에 활용해 온 창구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까지 아태평화위원장직을 통전부장직과 함께 겸임하고 있었는데 대미협상을 주도했다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자 통전부장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대미 협상에서도 제외됐다. 이번 담화를 통해 아태평화위원장직은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미 협상에서 빠졌던 김영철을 다시 대미 메시지에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김진하 동아닷컴 기자 jhji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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