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14년 만 스크린 복귀…그동안 뭘했을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0월 25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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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대장금’으로 원조 한류를 이끈 배우 이영애가 1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30대 초중반의 나이에 ‘대장금’을 탄생시킨 이영애는 어느덧 5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됐다.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던 이영애는 2017년 SBS ‘사임당, 빛의 일기’로 복귀할 때까지 12년간 이렇다할 작품활동을 하지 않았다.

팬들이 그를 스크린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던 때는 2005년작 ‘친절한 금자씨’였다. 2003년 드라마 ‘대장금’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한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를 통해 다시 연기 변신에 성공, 평론의 극찬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다.

‘친절한 금자씨’는 그에게 수많은 상을 안겼다. 그는 이 작품으로 2005년 제26회 청룡영화상, 제38회 스페인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제8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는 올해의 여자연기상을, 2006년 제42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 제43회 대종상에서 해외인기상 등을 거머쥐었다.

이영애가 오랫동안 브라운관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동안 최고 히트작 ‘대장금’은 전 세계로 수출되며 명실상부 대표 K-드라마로 자리한다. 일본, 중국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 K-드라마로서 이름을 떨쳤고 이영애는 배우로서의 유명세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대장금’ 열풍 또한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인 2003년의 일이다.

그만큼 그가 2017년 SBS 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에서 ‘신사임당’ 역으로 복귀할 당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영애가 대장금 이후 14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다 보니 성공 가능성 또한 높이 점쳐졌다. 하지만 진부한 소재 등으로 드라마는 흥행에 실패했고 이영애는 다시 비활동기에 들어갔다.

그리워하는 팬들은 그의 소식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배우 이영애의 2005년 이후의 삶을 거슬러 올라가본다.

이영애가 긴 공백기를 가진 가장 큰 이유는 결혼과 출산에서 찾을 수 있다. 이영애는 2009년 재미교포 사업가인 정호영과 미국 하와이에서 비밀리에 결혼한다. 정호영은 1951년생으로 1971년생인 이영애와 20살 차이로 알려져 있다. 현재 방위산업체인 한국레이컴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정호영은 일리노이 공대를 졸업하고 IT관련 업계에 종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동아에 따르면, 두 사람은 미국 하와이에서도 부촌으로 알려진 카할라 지역 호텔에서 결혼했다. 이곳은 노태우 전 대통령과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유명 정치인과 스타들이 다녀간 호텔이다. 결혼식은 바다가 보이는 야외 식장에서 양가 친인척 16명만 초대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졌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때는 이영애가 90년대 마몽드 CF 모델에 발탁됐을 무렵이다. 당시 이영애는 ‘산소 같은 여자’라는 광고 문구만큼이나 신선한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이때까지도 두 사람은 지인에 불과했다. 이들이 가까워진 결정적인 계기는 2000년대 중반 정씨의 사업에 어려움이 닥치면서다. 두 사람은 사업가와 유명인으로서 타인에게 드러낼 수 없는 속내를 공유하며 두터운 신뢰를 쌓았다.

이영애는 결혼 후 2011년 아들·딸 이란성 쌍둥이 승빈과 승권을 출산하기까지 공식활동을 자제했다. 그는 쌍둥이 출산 이후에도 패션잡지 화보를 통해서만 간간이 근황을 전했고, 그가 전속모델로 활동 중인 브랜드 행사에만 주로 참석할 뿐 연기 활동은 멀리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는 양평 문호리에서 전원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2011년 엘르 11월호 화보를 찍을 당시 출산 후 변화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여배우로서 느끼는 자신의 전성기에 대해 “누군가 객관적으로 내 전성기가 언제였다고 평가할 순 있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언제나 현재가 전성기라고 생각한다. 가정을 이루고 출산을 경험하며 인생의 폭이 넓어진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라고 답하며 자신의 출산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이듬해인 2012년 4월에는 방송이 아닌 정치판을 달궜다. 당시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진석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선 것. 알고 봤더니 그의 남편 정호영은 정진석의 조카였다. 이영애는 유세장에서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제가 오랫동안 봐 왔는데 정말 진솔하고 겸손한 분이다. 많은 성원을 보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회색 정장 바지에 심플한 베이지색 재킷을 입은 이영애는 특유의 단아한 모습과 환한 미소로 등장 때부터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2013년에는 엘르 화보를 통해 자녀를 공개했다. 당시 이영애는 “여배우로서의 꿈과 포부는 여전히 간직하고 노력하면서 평범한 삶과 균형을 이루는 지금에 만족하고 감사하려 한다”라고 여전한 연기 열정과 가정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 다음해인 2014년에는 논란에 중심에 섰다. 인천 아시안 게임 성화 봉송에서 최종주자인 점화자를 맡았는데, 이때 스포츠와는 큰 연관이 없는 연예인이 점화자로서 나선 것에 대한 비판이 일었다. 봉송은 했지만 결국 당시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은 임권택 감독은 기자회견을 통해 간접적으로 이에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쌍둥이 출산 후 그의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쌍둥이가 있었다. 2017년 ‘사임당’으로 복귀 하기 전 엘르 2월호 인터뷰에서도 결혼과 출산, 나이들고 나서의 변화를 재언급했다.

이영애는 “(결혼과 출산 후) 감정이 달라졌다. 연기자는 이를 통해 깊이 있는 표현의 기회를 얻는다. 연기는 인간에 대한 연구다. 주름이 들수록 감정은 높아간다. 나이듦이 속상하지 않다. 누구나 주연만 할 수 없다. 영원히 아름다울 수도 없다”라며 “새로운 면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전했다.

또한 드라마 복귀작 ‘사임당 빛의 일기’ 출연 당시에는 “사임당은 오늘날의 ‘워킹맘’ 같다. 아이 엄마의 입장에서 연기의 폭이나 표현이 많이 달라지는 걸 느낀다”라고 엄마로서의 면모를 자랑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오랜만에 방송에 얼굴을 비쳤는데 이 역시 아이들과 관련한 프로그램이었다. 그는 9월 SBS 추석특집 파일럿 프로그램 ‘가로채널’에 출연, 쌍둥이 승빈, 승권이의 엄마로서 아이들과 함께 자연스러운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비디오+블로그)를 공개했다. 당시 이영애는 딸 승빈이가 평소에도 셀프 촬영하는 것을 좋아해서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어보고자 출연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27일 개봉하는 그의 14년 만 스크린 복귀작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에서도 절절한 모성애를 그린다. 지난해 촬영을 마친 ‘나를 찾아줘’는 9월 토론토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부문에 초청돼 처음 공개됐다. 아들을 잃어버린 엄마가 죄책감과 그리움 속에 6년의 시간을 보내고도 희망을 놓지 않는 이야기다. 십수 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이영애의 영화가 평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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