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거대 타조공룡, 韓연구진이 디지털로 되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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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0월 25일 1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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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최초 발견된 후 약 50년만에 거대 타조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가 디지털로 복원됐다. 4분의 1의 규모로 축소된 모형 골격은 대전 유성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은 거대 타조공룡 ‘데이노케이루스 미리피쿠스’를 디지털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복원은 이항재 지질박물관 박사·이융남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전 지질박물관장) 연구팀이 지난 2014년 몽골·캐나다·일본·벨기에·프랑스의 국제 공동연구진과 함께 국제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공개한 이후 후속연구로 이뤄진 작업이다.

데이노케이루스의 모든 화석은 현재 몽골에 반환돼 있다. 일본과 몽골 연구팀은 협력을 통해 데이노케이루스의 전신 골격을 복제한 후 지난 7월 도교국립과학박물관에서 공룡엑스포를 열고 이를 공개했다. 일본 데이노케이루스 전신 골격 복제는 보존된 화석의 재현물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 연구진들은 생종 당시의 실체를 반영해 디지털과 골격복원에 나섰다.

연구팀은 비교해부학적 지식을 적용해 복원했다. 수백 개에 이르는 성체와 유체 골격 대부분에 대한 정밀 촬영, 측정 자료와 도면을 바탕으로 각 골격 3차원 모델을 만들었다. 디지털화된 3차원 모델로 실물화석으로는 변형 바로잡기, 빈 부분 채우기, 관절 가동범위 파악이 가능했다. 변형이 심한 두개골은 사진자료와 대조해 작성한 복원도면을 기초로 모델링을 했다. 비슷한 공룡 두개골 구조를 참고해 내부구조도 복원했다.

그 결과 데이노케이루스 등쪽에 위치한 혹이 초기 연구에서 복원했던 모습보다 좀 더 완만하고 둥그스름한 형태를 보였다. 변형이 심했던 두개골은 입체적인 형태로 명확하게 복원됐다. 갈비뼈와 등 척추의 결합 형태와 복늑골 배열을 입체적으로 복원해 복부크기와 형태도 유추가 가능했다.

연구팀은 데이노케이루스 외형을 입체복원 모델을 만들고자 골격에 근육과 피부를 입혔다. 데이노케이루스의 주걱처럼 넓적한 주둥이 끝 표면은 거칠고 혈관구멍이 많다. 이빨이 없는 데이노케이루스가 각질 부리가 각룡류와 하드로사우루스류와 같이 위아래의 부리가 가윗날처럼 식물을 잘라 뜯어내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길고 좁은 주둥이 안에서 먹이를 목구멍으로 넘기기 위한 매우 긴 혀가 있을 것으로도 추측했다.

흉추(등척추)와 선추(골반척추)에 높이 솟은 신경배돌기들은 튼튼한 인대와 두꺼운 근육으로 감싸 있어 이 공룡의 등은 마치 단봉낙타의 혹처럼 보였을 것으로 표현했다. 크고 휘어진 앞발톱엔 길고 구부러진 각질의 발톱 껍데기가 씌웠다. 뭉툭하게 잘린 형태의 뒷발톱은 무른 습지 바닥에 빠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 피부 표면엔 다각형의 파충류형 비늘을 덮었고 공룡 색깔에 대한 최근 연구결과를 반영해 등 쪽은 어둡고 배 쪽은 밝게 하여 피부 무늬를 배치했다.

대형 공룡 피부가 두꺼운 털로 덮일 경우 체열 발산이 어렵다는 판단에 데이노케이루스는 비늘피부에 코끼리나 코뿔소처럼 잔털이 드문드문 남아 있는 정도로 피부를 복원했다. 연구팀은 3D 프린팅을 활용해 입체모형을 만들어냈다. 이어 전체 골격을 기본자세로 조립하고 실물 4분의 1수분의 크기로 골격을 복원했다. 지난 2014년 연구 논문에서 밝혀진 것 처럼 물가의 부드러운 식물을 뜯어먹는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전신 골격의 관절을 재조정해 포즈를 완성했다.

이항재 박사는 “최초 발굴 50년 만에 데이노케이루스의 완벽한 골격 복원과 과학적으로 고증된 외형 제작이 완료되어 연구자로서 보람되고 기쁘다”고 말했다.

김복철 지자연 원장은 “우리나라 고생물학계가 다시 한 번 기지개를 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면서 “지자연이 고생물 연구에서 나아가 지구과학 분야 기초과학 연구를 주도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복원된 데이노케이루스의 골격과 입체 모형은 지질박물관에 전시돼 있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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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노케이루스 두마리 랜더-사람스케일(지자연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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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일본 공룡엑스포에서 공개된 데이노케이루스(이융남 서울대 교수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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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박물관에 전시된 데이노케이루스 골격(지자연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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