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의 폭포’ 빠진 아기 코끼리 구하려다… 6마리 떼로 익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6일 21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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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태국 중부 카오야이 국립공원의 해우 나록 폭포 인근에서 물에 빠진 새끼 코끼리를 구하려다 폭포 아래쪽으로 추락한 코끼리 2마리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부 제공=AP 뉴시스
5일 태국 중부 카오야이 국립공원의 해우 나록 폭포 인근에서 물에 빠진 새끼 코끼리를 구하려다 폭포 아래쪽으로 추락한 코끼리 2마리가 옴짝달싹 못 하고 있다. 태국 국립공원·야생동식물보호부 제공=AP 뉴시스
5일 태국 중부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야생 코끼리 6마리가 떼로 익사했다. 폭포에 빠진 3살짜리 아기 코끼리를 구하려다 단체로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콕포스트 등에 따르면 공원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3시경 일명 ‘악마의 폭포’로 불리는 공원 내 ‘해우 나록’ 폭포 쪽에서 코끼리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수색에 나섰다. 이들은 약 3시간 뒤 폭포 안에서 숨진 3살배기 아기 코끼리를 발견했다. 바로 옆 돌무더기에서는 코끼리 2마리가 아기를 건지려고 발버둥치고 있었다. 이 코끼리들은 탈진 상태로 구조됐지만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 폭포 아래 쪽에서는 사망한 성인 코끼리 5마리가 추가로 발견됐다.

해우 나록은 3단으로 이뤄진 높이 약 150m의 계단형 폭포다. 카오야이 국립공원에서 가장 높고 가팔라 사고 위험이 높다. 1992년에도 이 곳에서 코끼리 8마리가 익사했다. BBC에 따르면 한 공원 관계자는 “아기 코끼리가 먼저 미끄러져 폭포로 떨어졌고, 다른 코끼리들이 아기 코끼리를 구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코끼리는 무리를 지어 생활할 뿐 아니라 무리 내 다른 코끼리가 죽으면 크게 슬퍼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새끼가 죽으면 잠을 자지 않고 사체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살아남은 한 쌍의 코끼리가 장기적으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에드윈 윅 태국 야생동물친구 재단 설립자는 “가족을 잃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살아남은 코끼리들의 감정적 타격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도 방콕에서 북동쪽으로 약 50km 떨어진 카오야이 국립공원은 1962년 만들어진 태국 최초의 국립공원이다. 면적은 2100㎢이며 야생 코끼리 3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이 외 곰, 긴팔원숭이 등 다양한 야생 동물이 살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2005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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