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 모였다” 탄력받은 한국당, ‘검찰 탄압’프레임 고삐

  • 뉴스1
  • 입력 2019년 10월 4일 1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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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위선자 조국 파면 촉구 광화문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3/뉴스1 © News1
서울 광화문 등 도심 곳곳에서 진행된 범보수 진영의 ‘문재인 정권 규탄 총궐기 대회’가 사상 최대 규모로 열리면서 자유한국당의 정부·여당을 향한 공세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국당은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과 철저한 검찰 수사를 촉구해왔다. 한국당은 ‘조국사태’를 두고 개인을 넘어 문재인 대통령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라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총궐기대회에 주최 측 추산 300만명이 모인 만큼 여당의 ‘검찰개혁 공세’에 맞서 프레임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당의 자체 추산인 만큼 정확성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불가피하지만 100만~150만명을 목표로 설정한 한국당과 보수진영 내에선 잔뜩 고무된 기류가 역력해 보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예상을 뛰어넘는 국민들의 호응에 이번 규탄 총궐기 대회를 ‘국민주권 선언의 날’로 규정했다.

황 대표는 “수백만 국민의 목소리가 광화문에서 시청, 숭례문과 서울역, 종로와 이면도로까지 가득 채웠다”면서 “10.3 국민주권 대투쟁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를 제 길로 돌려놓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에서 “우리 정치사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며 “침묵하는 중도우파 시민들이, 지난 1987년 넥타이부대를 연상하게 하는 정의와 합리를 향한 지극한 평범한 시민들의 외침”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선 검찰을 겨냥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강경 대응,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열린 대규모 ‘검찰개혁 촉구 촛불집회’ 등이 정통 보수층은 물론 중도보수 진영도 나서게 해 범보수집회 ‘성황’의 배경이 됐다고 해석하고 있다.

한국당은 이를 동력과 명분으로 삼아 정부·여당이 걸어온 ‘검찰 개혁 프레임’에 넘어가지 않으면서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에서 공세 고삐를 당기겠다는 심산이다.

당초 한국당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조국 장관 개인을 넘어 정부의 구조적 비리 실상을 밝혀내고 문 정부의 무능과 부도덕을 만천하에 드러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광화문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한 검찰의 ‘비공개 소환’ 등 이와 맞물린 이슈들도 최대한 부각시키며 ‘검찰 탄압’ 프레임 공세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도 조 장관과 그의 배우자인 정 교수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범보수 총궐기 대회가 열린 지난 3일 정 교수를 비공개로 전격 소환해 약 8시간을 조사했다. 정 교수가 건강 문제로 충분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면서 검찰은 향후 한 차례 이상 그를 추가로 소환해 각종 의혹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향후 정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 여부가 조 장관 일가 의혹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향후 조 장관에 대한 소환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한국당이 그동안 조 장관 사퇴를 위해 모든 당력을 집중해온 만큼,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될 경우 역풍에 직면할 수 있어 이에 대한 고민도 나오고 있다.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거나 범죄 혐의가 크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될 경우 조 장관 일가에 대한 의혹제기와 검찰 수사가 ‘검찰개혁’을 저지하려는 의도였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한국당이 반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구속영장이 불발될 경우 역풍에 대해 정치 전문가는 사법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을 땐 사유를 잘 봐야 하는데 이 경우 ‘도주의 우려가 없다’는 것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여권에선 ‘구속 못 시켰으니 죄가 없다’, ‘무리한 수사’ 등의 프레임을 걸어 나와 엄청난 역풍이 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검찰에도 역풍이 불겠지만, 사법부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법부가 무조건적으로 무죄 주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런 낌새가 나온다면 야권에선 특검을 주장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검찰 탄압’과 ‘검찰 개혁’이라는 프레임 전쟁에 대해선 “제일 중요한 건 구호”라며 “‘조국 프레임’ 속에서는 중도층을 붙잡기 용이한 보수야당이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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