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대 총장 “조국 부인, 표창장 위임했다 말해달라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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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5일 09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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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이자 동양대 교수인 정 모 씨가 딸에게 허위로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YTN 캡처)2019.9.5/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부인이자 동양대 교수인 정 모 씨가 딸에게 허위로 총장 명의의 표창장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뒤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YTN 캡처)2019.9.5/뉴스1
최성해 동양대 총장이 5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딸 조모씨의 총장상 수상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 교수가 나에게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고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전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고형곤)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자정을 넘긴 이날 오전 1시30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왔다.

최 총장은 총장 표창장 발부와 관련해 “직인을 찍어야 하니 제가 모르게 발부가 될 수 없다. 이건 거짓말도 못 한다”며 “상장을 만들겠다고 의뢰가 오면 일련번호를 가르쳐 준다. 그러면 (상장을) 만들어서 일련번호를 기재하고 맞는지 확인한 뒤 직인을 찍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표창장은) 일련번호가 달라서 (총장) 직인이 찍힐 수가 없는데 찍혔다”면서 “(어떻게 발부된 것인지는) 제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 교수로부터 해명을 들었는지 묻는 질문에 “정 교수와 몇 차례 통화했다”며 “정 교수가 나한테 ‘표창장 발급을 위임했다’는 부분을 이야기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교수가) ‘저한테 위임한 거 기억이 안 나느냐’고 해서 내가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하니까 정 교수가 ‘확실히 위임을 받았다고 해줄 수 없냐’는 식의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최 총장은 이번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 진상조사위를 꾸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련번호가 왜 다른지 이런 것을 알기 위해서 진상조사위를 꾸리라고 했다”며 “공정성을 갖기 위해 보직자들 다 제외하고 일반 교수로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갈등을 많이 했다. 같은 동료 교수이고, 딸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 같아서 교육자적인 양심과 정(情)적인 문제하고 갈등이 좀 되더라”면서 “그래도 저는 교육자적인 양심을 택했다”고 했다.

검찰은 최 총장을 상대로 조 후보자의 딸에게 총장 명의의 표창을 수여한 사실이 있는지, 표창장이 부정한 방식으로 만들어졌다면 이 과정에 조 후보자의 부인 정 교수가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자신이 센터장으로 있던 영어영재교육센터에서 딸 조모씨(28)가 봉사활동을 하게 하고 허위로 총장 표창장을 만들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부산대 의전원 자소서 4번 항목에는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봉사상)’ 실적이 기재돼 있다. 해당 항목은 학부 시절과 그 이후 총장, 도지사 및 시장, 장관급 이상의 수상을 비롯해 장관급 이상이 인정하는 국가자격증을 기재하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동양대는 지난달 30일 교육부에 제출한 공문에는 ‘총장상 수상자 이력: 자료없음으로 확인불가’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반면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서 “총장이 직접 관리하지 않고 총장 직인을 찍어 나가는 총장 표창이 있다”며 “초등학교 몇 학년 학생들에게 주어진 표창장, 이런 종류가 많다고 들었다. 유사 사례가 많이 발견된다면 조 후보자 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 조 후보자는 전날(4일) 기자들과 만나 “(딸이) 학교에 가서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실제로 (봉사활동을) 했다”며 “그에 대한 표창장을 받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다만 이날엔 “상세한 내용은 어제 오늘 확인 중에 있다. 확인해서 내일 다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동양대 측 해명이 사실일 경우 표창장을 부정한 방법으로 만든 사람에게 사문서 위조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표창장이 입시자료로 제출됐다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검찰은 지난 3일 조 후보자의 배우자인 정경심 교수가 재직하는 동양대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 분석 중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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