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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시점까지 구체화 한 文대통령…실현 수단으로 ‘평화경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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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시점까지 구체화 한 文대통령…실현 수단으로 ‘평화경제’ 제시

뉴시스입력 2019-08-15 14:20수정 2019-08-1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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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역대 광복절 경축사 '단골 메뉴'…큰 공감은 못 얻어
文, '광복 100주년까지 통일'…향후 방향성, 시점 명확히
2032 서울·평양 공동올림픽…통일 과정에서 추진 원동력
평화경제, 남북 분단·일본 경제 극복할 다목적 카드로 활용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 막대하다는 점 분명해"
남북 인구 8000만 '규모의 경제' 실현 시 日 넘을 수 있어
통일·평화경제, '신한반도체제'에 뿌리…"남북 주도 새질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통일의 필요성과 그 비전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현재 한반도 정세가 100년 전 구한말의 상황과 비슷하다는 역사 인식과 무관치 않다.

한일 문제와 남북 문제, 나아가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각각의 독립된 개별 사건이 아니라 구한말 겪었던 불행한 역사에서 파생된 복잡한 문제라는 인식 위에서 출발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얽히고 섥힌 갈등 상황을 풀기 위해서는 대증요법(對症療法) 수준으로 당면한 문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접근 방법의 일환으로 통일이라는 명백한 방향성을 제시했고, 구체적인 수단으로 ‘평화경제’를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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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거행된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저는 오늘 광복절을 맞아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면서 “그 토대 위에서 평화경제를 시작하고 통일을 향해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과 함께 ‘평화의 봄’에 뿌린 씨앗이 ‘번영의 나무’로 자랄 수 있도록 대화와 협력을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까지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된 ‘원 코리아(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설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고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임기 내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이 바탕 위에 차기 정부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 공동유치에 도전 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앞선 두 차례의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원론적인 수준에서의 통일을 언급한 적은 있지만 목표 시점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계속된 핵·미사일 위협 국면 속에 맞이한 취임 후 첫 광복절엔 흡수통일을 비롯한 인위적인 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메시지만 제시했다. 비핵화 대화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해에는 분단 극복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당장의 정치적 통일 대신 남북 경제공동체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일은 역대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에 ‘단골 메뉴’로 등장해 오면서도 크게 공감을 얻지 못했다. 손에 잡히지 않은 추상적인 개념 속에서만 존재하던 것으로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당면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가려 힘을 얻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이번 경축사에선 통일의 구체적인 시점과 수단을 함께 제시했다. 지향점을 보다 분명히 밝힘으로써 국민 인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통일에 대한 추상적 개념을 다소 구체적으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겼다고 할 수 있다.

향후 26년 후 도래하는 광복 100주년 전까지 통일이 필요하며,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를 발판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이 이날 제시한 구체적인 통일 구상이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흐름이 이어졌듯, 통일로 가는 중간 과정에서 2032년 올림픽 공동개최를 하나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평화경제를 강조한 것도 통일에 대한 추상성을 거둬내려는 의도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한 3가지 목표 중 하나로 평화경제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로 번영을 이루는 평화경제를 구축하고 통일로 광복을 완성하고자 한다”며 “분단체제를 극복해 겨레의 에너지를 미래 번영의 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경제란 문 대통령이 새로운 100년을 지속해 나갈 국가통치 철학으로 제시한 ‘신(新)한반도 체제 구상’의 중심 개념이다. 통일 한반도의 실현을 전제로 누릴 수 있는 경제효과가 막대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다른 이름의 한반도 평화 구상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을 근거로 “남북의 역량을 합친다면 각자의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8000만 단일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면서 “한반도가 통일까지 된다면 세계 경제 6위권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화와 통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매우 클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남과 북의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시장과 기회가 열린다. 남북 모두 막대한 국방비뿐 아니라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무형의 분단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평화경제의 기대효과를 강조했다.

최근 일본의 무역보복 조치가 문 대통령에게 평화경제 구상에 대한 확신을 안겨줬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사태를 언급하며 “이번 일을 겪으며 평화경제의 절실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인구 8000만 명을 기반으로 한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다면 1억3000만 인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일본 경제와 견줘도 크게 밀리지 않고, 오히려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인식이다. 남북 분단 상황을 극복하고 일본 경제까지도 극복하기 위한 다목적 카드로서 평화경제를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남북 철도 연결을 전제로 한 ‘동북아 철도공동체 구상’도 큰 틀에서의 평화경제 구상에 포함된다. 남북한을 비롯해 중국·일본·러시아·몽골에 미국까지 6개국이 우선 철도 연결을 중심으로 경제공동체를 조성한 뒤, 점차 안보공동체로 넓혀 동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겠다는 게 ‘동북아 철도공동체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부산에서 시작해 울산과 포항, 동해와 강릉, 속초, 원산과 나진, 선봉으로 이어지는 환동해 경제는 블라디보스톡을 통한 대륙경제, 북극항로와 일본을 연결하는 해양경제로 뻗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것도 동북아 철도공동체의 비전을 함축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언급한 ‘통일·평화경제·동북아 철도공동체’ 이 모든 것은 ‘신(新) 한반도 체제’에 뿌리를 두고 있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김기림 시인의 시 속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새나라’ 또한 신한반도체제 구상을 뒷받침 한다.

신한반도체제는 ‘신 베를린 선언’을 구체화시킨 새로운 한반도 평화구상이면서 혁신적 포용국가 개념을 접목한 국가정책방향이다.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100년은 냉전질서가 지배했던 과거 100년과 달리 우리가 중심이 돼야한다는 사고의 전환에서 신한반도체제는 출발한다.

과거 100년이 열강들의 침탈, 일제강점, 전쟁과 분단, 냉전으로 이어지는 등 국제질서의 틀 안에서 끊임없이 타자로부터 강요받아온 역사였다면, 새 100년은 남북이 주도적으로 새롭게 한반도 질서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가 더 이상 열강들의 각축전 무대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탈(脫) 지정학 구상’도 함께 녹아 있다. 한반도가 동북아의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라는 지정학적 공간의 편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게 신한반도체제의 바탕에 깔려있다.

문 대통령은 “지정학적으로 4대 강국에 둘러싸인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밖에 없다. 우리가 초라하고 힘이 없으면 한반도는 대륙에서도, 해양에서도 변방이었고, 때로는 강대국들의 각축장이 됐다”며 “그것이 우리가 겪었던 지난 역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우리가 힘을 가지면 대륙과 해양을 잇는 나라,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질서를 선도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며 “더이상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주도해 나간다는 뚜렷한 목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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