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애국가 논란’ 국회서 재점화…“안익태 애국가, 생명력 상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8일 16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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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 주최로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 공청회
자유언론실천재단 "안익태, 친일 나아가 나치 부역행위 명백"
안민석, 주최 논란 의식한 듯 "내가 판 까는 건 아냐" 선긋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반일감정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의 친일 행위를 둘러싸고 논란이 재점화됐다.

8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익태 곡조 애국가, 계속 불러야 하나?’라는 제목의 긴급 국회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에는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함세웅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김원웅 광복회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부영 이사장은 공청회에 앞서 국회 정론관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는 3·1독립운동 100주년을 맞는 해다. 친일·친나치 경력이 드러난 안익태씨의 애국가를 계속해서 부를지 여부를 매듭지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어났다”며 “이제는 잘못된 과거를 바로잡아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안익태씨의 친일, 더 나아가 일독(日獨)협회를 통한 나치부역행위는 그 죄상이 너무 명백하며 1945년 이후 보여준 안익태씨의 표변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며 “안익태씨가 독일에서 일독협회의 지원을 받아 일제 괴뢰국 만주국환상곡을 작곡하고 지휘할 때, 우리 독립군들은 일제가 만든 만주군 토벌대의 총탄에 쓰러져갔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익태씨가 작곡한 애국가를 오늘도 부르고 있다. 하늘에 계신 순국선열들 앞에 송구할 따름이다. 나아가 자라나는 우리 미래세대가 안익태 곡조의 애국가를 계속 부를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공청회에서 “순진하고 어릴 때 애국가를 부르면 가슴이 뭉클하고 뜨거움이 용솟음쳤다. 애국가는 나라 사랑의 정신을 일깨우는 노래로 자리 잡아야 된다”면서 “뒤늦게 이 노래의 작사, 작곡이 친일 반민족 인사라는 사실에 대해서 형용할 수 없는 배신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애국가는 나라사랑의 마음을 일깨우는 노래로서 이미 그 위상을 상실했다. 애국가를 부를 때 께름칙하다면 이미 그 생명력을 상실한 노래다. 민족 공동체의 이상과 명예를 생각할 수 있는 자랑스러움이 깃들어있는 애국가를 만드는데 이 자리가 중요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강헌 경기문화재단 대표 역시 “수많은 선배동료 학자들에 의해 이미 안익태의 친일 흔적은 공식적으로 끝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안익태의 애국가를 국가로 대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백번 양보해도 도저히 국가로써 생각할 수 없는 창피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공청회를 주최한 안민석 의원은 개회사에서 “제가 몇 년 전에 애국가 작사자가 누군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전문가들과 해외를 다녔다. 해외를 다닌 이유는 애국가 작사자가 안창호 선생님이라는 설도 있고 윤치호라는 설이 있는데 안창호 선생님의 따님이 LA에서 사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했다”며 “그분은 어릴 때 아버지인 안창호 선생으로부터 애국가는 자기가 지은 것이라고 비밀리에 가족들에게 이야기했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윤치호가 직접 애국가를 썼다는 원본이 애틀랜타에 있는 에머리 대학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실물을 확인했는데 결론적으로 작사자가 누군지에 대한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아쉬움을 가지고 마무리를 했다”면서 “외부 여러 어르신들과 시민단체에서 친일 작곡가 안익태에 대한 평가를 해보자고 해서 불편한 진실을 이제는 공개적으로 꺼내서 국회에서 국민들에게 판단을 맡기는 토론회를 해보자는 제안을 받고 행사를 주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제가 이 판을 까는 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다. 운명적으로 공청회 주최 제안을 받은 것은 몇 년 전에 애국가 작사자를 규명하기 위해 노력한 정치인에게 안익태에 대해 평가하는 토론회를 주최할 기회가 와서 운명처럼 받아들였다”며 공청회 주최 논란을 의식한 듯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최근 한일 경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전쟁은 전쟁대로 국민들이 앞장서주시면서 경제전쟁을 이겨야하기도 하지만 더불어 이번 기회에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최적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 토론회를 섣불리 판단하지 말았으면 좋겠고, 판단은 위대한 국민의 몫으로 하길 바란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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