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형전술유도탄 발사현장 당 부위원장 9명 이례적 동행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7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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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위력시위에는 군수공업 관계자들만 동행
내부 결속력 강화, 군심 이반 차단 및 사기 진작
비핵화 대상에 단거리 미사일은 넣지 않겠단 메시지
한미 연합훈련 종료 후 북미 실무협상 재개 가능성

이스칸데르급으로 평가받는 신형전술유도탄 두 발을 발사한 가운데 이 자리에 당 부위원장들이 대거 동행하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 위원장의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 참관 소식을 전하며 이 자리에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들인 박봉주, 리만건, 박광호, 리수용, 김평해, 오수용, 안정수, 박태덕, 박태성이 동행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리병철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박정천 포병국장도 동행했다. 장창하 국방과학원장과 전일호 인민군 중장은 현지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25일의 신형전술유도무기 위력시위사격을 시작으로 두 차례의 신형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과 이번의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까지 총 4차례의 연이은 무력시위에 당 부위원장들이 대거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세 차례의 무력시위 때는 동행 명단에 국방과학 관련 인물들이 호명됐다.

김 위원장이 신형전술유도탄 위력시위발사에 당 부위원장들을 대거 동행시킨 것은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은 위력시위발사 후 “오늘 우리의 군사적 행동이 미국과 남조선당국이 벌려놓은 합동군사연습에 적중한 경고를 보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선전했다. 내부적으로 안보태세를 강조하는 동시에 외부적으로는 미국과 남측을 압박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의 이러한 행보는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하고 있어도 자위적 국방력, 첨단무기개발은 계속되며, 국가의 방위력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과시한 것”이라며 “인민들에게 안도감을 줘 결속을 강화하고, 군부에는 비핵화를 한다고 해서 모든 걸 다 내려놓을 건 아니라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해 사기를 진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실장은 이어 “대내외적으로는 수용할 수 있는 비핵화 범주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까지는 비핵화 대상에 놓을 수 있으나 단거리 미사일은 비핵화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미국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주고, 내부적으로는 군부에 첨단무기개발을 독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발사의 핵심은 무기의 신뢰성 검증과 자랑에 있었다고 본다”며 “외부적으로는 대화의 판을 깨지 않는 수준에서 굴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전달하면서도 대내적으로는 비핵화를 내세우며 경제에 올인하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이 가질 수 있는 안보 우려, 그리고 군심(軍心) 이반을 차단하기 위해 통치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실전 능력까지 검증됐다고 밝혔다. 당 부위원장들이 대거 동행하고, 기념촬영까지 했다는 점을 종합할 때 전술유도무기에 대한 ‘테스트’는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연합훈련 종료 후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 실장은 “향후 방사포 위력시위사격 등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전술유도무기 검증이 끝났다고 밝힌 것이어서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되는 즉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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