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초선이라 무시하냐” vs 정의용 “나도 불쾌”…운영위 또 파행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6일 19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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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두 '군사합의 위반' 발언 진위 두고 운영위서 설전
여야 의원들 공방 가세하면서 회의 1시간 가량 파행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북한의 발사체 발사와 관련한 공방을 벌이면서 회의가 또 다시 파행됐다.

김 의원은 전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답한 것과 이날 정 실장은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며 서로 다른 답변을 내놓은 것에 대한 배경을 물었다.

정 실장은 해석의 차이일 뿐이지 정 장관과 자신의 답변이 다른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일관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과 정 실장은 잠시 언성을 높이며 서로에 대한 불쾌감까지 드러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 실장에게 “어제 국방위 속기록을 보니 정 장관은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했다”며 “(오늘) 정 실장은 아니라고 했다. 군사합의에 대한 정의가 각각 틀린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 실장은 “제가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정 장관의 발언은 최근 미사일 발사는 군사합의 위반은 아니지만, 그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취지로 얘기한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두 번째 문장에 대한 제 해석은 우리가 공식입장으로 발표한 것처럼, ‘이것이 남북 간에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말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러나 분명히 위반이 아니라고 말을 (하기는) 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그것은 말 장난이라고 생각한다”며 “정 장관과 군은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생각하는데, 정 실장의 눈치를 보는지, 대통령 눈치를 보는지 말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 실장은 김 의원이 곧바로 다음 질의로 넘어가려고 하자 오른손 검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씀을 하고 답변 기회를 주지 않으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 의원은 “(정 실장이) 계속 똑같은 얘기를 하기 때문에 답변을 듣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실장은 “똑같다뇨. 저는 의원님이 말씀하시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그걸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김 의원의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이 “제 속기록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자, 정 의원은 “그러면 속기록을 보여달라”고 맞받았다. 이 과정에서 둘의 언성이 높아졌다.

김 의원이 “사후에 제 방에서 하겠다. 시간 제약이 있기 때문에 실장님과 논란을 벌일 수 없다”고 하자, 정 실장 역시 “저도 그렇다. 논란을 벌이고 싶지 않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 의원은 1초 가량 생각에 잠기더니 “그 답변 태도는 무언가”라고 따졌다. 이에 정 실장은 “의원님이 사실과 다른 말씀을 하니까 정확하게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정 실장은 김 의원이 속기록을 재차 거론하자 “글쎄 그러면 속기록을 보여달라. 제가 보고받은 것은 ‘9·19 군사분야 합의 위반은 아니다’라고 (정 장관이) 분명히 얘기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조금 있다가 다시 얘기하겠다. 그런데 상당히 불쾌하다”라며 정 실장의 태도를 지적했다. 정 실장은 “저도 불쾌하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저를 초선이라고 조금 무시하는 것 같다. 상당히 불쾌하다”고 하자, 정 실장은 “전혀 그렇지 않다. 의원님이 오히려 저를 무시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의원이 정 실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삼으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정 실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야당 한사람 문제가 아니다. 국회 전반 정부 부처간에 어떤 대화나 논의를 할 수 있느냐의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사과 받아주는 거 동참하지 않으면 굉장히 서운할 것이고 의회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바른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오해하시듯 무슨 초선이기 때문에 윽박지른다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너무하다)”며 “의원 답변하는데 그런 자세로 답변했다라고 말하는 건 제가 받아들일 수가 없다. 초선이고 재선이고 그런 거 구분해서 말한 적 한번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그러자 여야 의원들이 공방에 가세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속기록에 따른 질문에도 얼토당토하지 않게 답하고 있다”며 “정 실장은 적어도 김 의원에게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정 실장을 비판했다.

반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보도 챙겨야하고 경제도 챙겨야 하는 상황에서 무척 참담한 마음”이라며 “정 실장이 73세이신걸 알지 않느냐. 야당 의원들도 나이 차가 무척 나는 안보실장께 반말을 막 하지 않았느냐”고 맞받았다.

여야 간에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날선 신경전이 이어지자 이인영 운영위원장은 이날 20시17분 정회를 선포했다가 한시간 여 만에 회의를 속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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