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 사고 후 골프 클럽·UFC 선수 응원 트윗 논란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5일 09시 49분


코멘트

하루 새 최소 29명 사망, 최악 총격 사건
트럼프, 주말에 본인 골프클럽에 머물려

주말 이틀 사이 발생한 2건의 총기 난사 사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반응을 둘러싸고 비판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AP통신은 “텍사스 엘패소에서 최소한 20명이 숨지고 몇 시간 뒤 오하이오 데이턴에서 최소 9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미국 대통령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은 일요일 늦은 오후에야 워싱턴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치고서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또 “두건의 대형 총기 사고로 나라가 휘청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비극적인 사건 이후 몇 시간을 자신의 뉴저지 골프클럽에서 보냈다. 그러면서 유명인사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자신의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하는 메시지가 섞인 서투른 트위터를 올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 골프클럽에 머물다가 워싱턴으로 가기 위해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짧은 발언을 내놨다. 그는 “우리나라에 증오가 발붙일 곳은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 이민 기조를 반영한 엘패소 총격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어스(21)의 선언문에 대한 질문은 무시했다고 AP는 전했다. 크루시어스가 공격 대상으로 삼은 엘패소는 멕시코인 등 이민자들이 밀집한 지역이다.

AP는 “슬픔에 빠진 국가를 위로하는 데 결코 능숙해 보이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가 트라우마 상태에 빠졌을 때 위로에 나섰던 전임자들과 다시 한번 비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 엘패소에서 끔찍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이라고 트윗한 이후 십여분 뒤에 자신의 열렬한 지지자로 유명한 UFC(이종격투기대회) 선수 콜비 코빙턴을 응원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흑인 트위터 이용자의 글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흑인의 일자리 상황이 나아졌다는 응원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 밤 베드민스터 클럽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한 모습을 담은 동영상도 소셜미디어(SNS)상에 퍼졌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에 대한 선동적인 발언으로 증오와 폭력범죄를 부추긴다고 비판하고 있다. 총기 규제 문제도 다시금 대선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이 때때로 이민자를 향한 폭력을 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우려했다. A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5월 플로리다주 패너마시티비치에서 열린 집회에서 “어떻게 이 사람들(이민자)를 막을 수 있느냐”고 묻자 한 지지자는 “그들을 쏴버려!”라고 소리쳤다.

앞서 3일 텍사스 엘패소에 위치한 월마트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져 20명이 사망하고 26명이 부상을 입었다. 약 13시간 뒤에는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도 총기 난사로 9명이 사망하고 최소 27명이 부상당했다.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올 들어 32건의 총기 다중 살인(mass killing)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법적인 정의는 없지만 미 법무부는 한 사건에 3명 이상이 사망한 경우 다중 살인으로 규정한다고 NYT는 전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