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방사포를 탄도미사일이라고 한 軍…헛다리 짚은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일 1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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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매체 "31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 보도
대구경방사포-단거리미사일 경계 모호…구별 어려워
軍, 2013년에도 방사포-미사일 놓고 고민…분석 못해
"北, 300㎜ 방사포 실전 배치…사거리 늘렸을 가능성"

북한이 지난달 31일 동해상으로 쏜 발사체가 방사포라고 밝히면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군 당국을 머쓱하게 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월31일 새로 개발한 대구경 조종 방사포의 시험사격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시험사격을 통하여 새로 개발한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탄의 전술적 제원과 기술적 특성이 설계값에 도달하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인되고 무기체계 전반에 대한 전투 적용 효과성이 검증되었다”고 전하며 상당한 성과를 거뒀음을 나타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달 25일 이후 엿새 만에 함경남도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두 발의 발사체를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확인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군이 오전 5시6분과 5시27분께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며 “이번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고도는 30여㎞, 비행거리는 250여㎞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7월25일과 유사한 발사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분석 중”이라며 전날 발사체가 북한이 지난달 25일 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전날 발사체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라고 스스로 밝히면서 한미 군 당국의 분석결과를 뒤집었다. 아직 북한 매체를 통해 실제 사격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군 당국의 분석 능력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러나 발사대와 비행궤적, 비행거리 만을 가지고 대구경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을 명확하게 구분짓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군 당국은 전날 북한이 쏜 발사체에 대해 최초 “미상의 발사체”라고 알린 뒤 2시간50분이 지나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분석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북한이 발사체를 쏜 뒤 불과 2시간 만에 가진 한국국방연구원(KIDA) 주최 국방포럼에서 해당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면서도 “지난번(25일)과 같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수도 있고, 방사포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뒀었다.

그 만큼 군 당국도 초기 분석과정에서 북한이 쏜 발사체가 단거리 미사일인지, 방사포인지를 두고 고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낮은 고도(30㎞)에서 단거리 미사일에 준하는 상당한 비행거리(250㎞)를 날아간 만큼 분석에 더욱 애를 먹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25일 북한이 40여㎞의 낮은 고도에서 600㎞를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을 쏜 뒤여서 분석이 더욱 어렵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종대 의원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단거리 무기의 경우에는 포와 미사일 경계가 무너졌다”며 “(우리군도) MLRS 다련장포라고도 하고 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이라고 하는 공동의 플랫폼을 쓰고 있어 같은 발사대와 플랫폼을 이용해서 다양하게 써먹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북한은 이미 300㎜ 방사포를 개발해서 사정거리를 170㎞까지 늘려왔고, 포를 미사일처럼 써먹는다”고 덧붙였다.

군 당국은 과거에도 북한의 대구경 방사포와 단거리 미사일을 놓고 분석에 애를 먹은 경험이 있다.

지난 2013년 5월18~20일 북한이 원산 부근에서 동해상으로 쏜 6발의 발사체를 두고 최초 KN계열 단거리 미사일로 판단했다가 신형 300㎜ 방사포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바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은 이미 300㎜ 대구경 방사포를 실전배치했고, 지난 2015년에는 이를 대외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며 “수차례 시험발사를 통해 사거리도 꾸준히 늘려왔기 때문에 이번에 250㎞를 비행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다”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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