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승리 빼고 다 챙겼다…‘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도 정복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1일 0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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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들의 무덤’도 극복했다. 류현진(32·LA 다저스)이 평균자책점을 더 끌어 내리며 사이영상 레이스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승리는 챙기지 못했지만, 얻은 게 더 많은 쿠어스 필드 등판이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이 터지지 않으며 시즌 12승 도전은 불발됐다. 그러나 안정감 넘치는 피칭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1.74에서 1.66까지 낮췄다. 1점대 평균자책점을 계속 유지하면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도 지켰다.

쿠어스 필드의 ‘악몽’도 지워냈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 전까지 쿠어스 필드에서 통산 5차례 선발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9.15로 고전했다. 지난 6월29일 콜로라도 원정에서 4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맞는 등 9피안타 7실점으로 난타를 당한 아픈 기억도 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최다 실점 경기이기도 했다.

약 한 달여 만에 다시 오른 쿠어스 필드에서 제대로 설욕을 했다.

전담 포수 러셀 마틴이 아닌 신인 포수 윌 스미스와 처음으로 배터리를 이뤘지만, 류현진은 흔들림 없이 콜로라도 타자들을 잡아나갔다.

천적 놀란 아레나도(콜로라도)도 꽁꽁 묶었다. 아레나도는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0.609(23타수 14안타)를 때려내고 있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류현진은 아레나도를 3타수 무안타로 제압하며 틈을 보이지 않았다.

위기는 수비의 도움으로 가볍게 넘었다. 3회 1사 후 토니 월터스에 오른쪽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얻어 맞은 뒤 헤르만 마르케스를 3루 땅볼로 처리했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찰리 블랙먼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코디 벨린저가 날카로운 송구로 2루 주자 월터스를 홈에서 잡아내 실점하지 않았다.

쿠어스 필드를 정복하며 사이영상 레이스도 더 힘을 받게 됐다.

류현진의 경쟁자로 꼽히는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는 부상자 명단(IL)에 올라있다.

류현진에게는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앞서갈 기회다. 꾸준한 호투를 펼치고 있는 류현진은 ‘고비’로 여겨졌던 쿠어스 필드 원정에서도 견고한 투구로 사이영상 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가 14승(4패)으로 다승 1위를 달리며 또다른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류현진은 시즌을 절반 이상 치른 시점에서도 계속해서 평균자책점을 낮춰가며 최고의 투수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다저스는 5-1로 이겼다. 0-0으로 맞선 9회초 스미스의 스리런포, 크리스토퍼 네그론의 2점 홈런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류현진은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팀의 승리를 기분 좋게 바라봤다. 이날까지 류현진이 등판한 21경기에서 다저스는 16승5패로 높은 승률(0.762)을 자랑하고 있다. 그만큼 선발 투수 류현진이 긴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는 선발 투수 역할을 잘 하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날도 류현진은 초반 흐름을 내주지 않으면서 버텼고, 다저스는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 갈 수 있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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