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디지털세’ 마크롱 어리석어…‘와인세’ 부과” 보복관세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8일 22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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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의 어리석음에 대응하겠다.”

프랑스가 최근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주요 정보기술(IT) 회사에 디지털세를 물리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 이를 비판하며 프랑스 대표상품 ‘와인’에 대한 보복관세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프랑스는 위대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디지털 세금을 부과한다”며 “만약 누군가 이들 기업에 세금을 부과한다면, 그것은 고국인 미국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마크롱의 어리석음에 대한 상호적(reciprocal) 조치를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며 “나는 항상 미국 와인이 프랑스 와인보다 좋다고 말해왔다”고 했다.

이를 두고 AFP 통신과 르피가로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디지털세에 대한 불만으로 프랑스 와인 관세 강화를 암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프랑스 상원은 연 수익 7억5000만 유로(약 9890억 원) 이상이면서 프랑스에서 2500만 유로(약 33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내는 IT기업이 자국에서 벌어들인 연간 총매출의 3%를 디지털세로 부과하는 법안을 11일 의결한 바 있다. 이 법안은 주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미국 기업을 타깃으로 한다.

법안 통과 직후 미국은 즉각적으로 반발하며 보복 관세 부과를 경고했다. 트럼트 대통령의 발언은 이를 곧 시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미국은 수입 와인에 알코올 함량과 종류 등에 따라 구분해 1병당 5.3¤12.7센트의 관세를 부과한다. 반면 EU는 미국산 와인에 1병당 11¤29센트의 세금을 매긴다.

와인세 적용이 임박하자 프랑스도 바빠졌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디지털세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수차례 강조했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전했다. 그는 “10년간 유럽 내 미국 산 와인 판매가 30% 증가한 상황”이라며 “(디지털세와 와인세) 두 가지 이슈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다음달까지 미국과 디지털세에 대한 합의점을 찾아낼 방침이다. 프랑스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보편적인 과세 방안에 대해 합의한다면 디지털세 정책을 철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프랑스는 다음 달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디지털세를 의제로 논의한 후 각국 정상들과 적정 수준의 과세에 합의하길 원한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앞서 19일 미국을 포함한 프랑스 독일, 일본 등 G7국가들은 디지털세가 원칙적으로는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모두 합의한 바 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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