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인간이라면 누구나 평범하게 비범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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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개지만 그렇다고 아무나는 아니다/김한승 지음/416쪽·1만7000원·청림출판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관찰자가 존재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들에 의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호주의 천체물리학자 브랜던 카터가 주창한 ‘인류 원리’의 명제다. 저자는 이 명제를 화두 삼아 존재론을 풀어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를 저울질하며 쓰레기 또는 승리자로 여기는 이들에게 뜻밖의 말을 건넨다. 인간은 본디 평범하게 비범한 존재라고. 0에 가까운 확률 속에서 각자가 유일무이한 특징을 지닌 채 우주에 태어난 기적같이 비범한 존재라고.

지적이고 다정한 책이다. 존댓말을 쓰며 마음씨 좋은 교수의 교양강의처럼 손을 잡아끈다. 철학, 천체물리학, 진화론, 문학 사이를 쉬우면서도 논리적으로 오간다. 두껍지만 한여름 계절학기 수업을 듣는 기분으로 읽을 만하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나는 아무개지만 그렇다고 아무나는 아니다#김한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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