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차주’ 부채 86조… 1년새 4조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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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하위 30% 이하 다중채무자들… 제2금융권 대출이 64% 달해
집주인도 평균 1억9000만원 빚

저소득자이면서 금융기관 여러 곳에 빚을 지고 있는 취약차주의 부채 규모가 1년 사이에 4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은 크게 나빠졌다. 우리 경제의 약한 고리가 더 취약해지고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8일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 금융안정회의에서 최근 국내 금융안정 상황을 점검한 결과 취약차주 부채는 지난해 말 86조8000억 원으로 집계된다. 1년 전보다 4조1000억 원 증가한 규모다. 취약차주는 다중 채무자이면서 소득이 하위 30% 이하이거나 신용등급이 7∼10등급으로 낮은 차주를 의미한다. 취약차주 부채는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다. 특히 은행보다 대출이자가 높은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비중이 64.8%에 달했다.

상가를 포함한 집주인(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부동산 임대가구는 328만 가구로 이 중 절반 이상인 195만 가구가 은행 등에 빚을 졌다. 이들이 가진 금융부채는 372조4000억 원으로 가구당 평균 1억9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에서 시작된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어 임대가구의 채무 상환 능력이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기업대출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채무 상환 능력이 지난 10년 동안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은 중소기업은 2008년 143%에서 2017년 말 292%로 늘어났다. 대기업도 같은 기간 475%에서 874%로 크게 뛰었다.

한은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관련 위험요인이 잠재하는 만큼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취약차주#다중채무자#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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