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서 빠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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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로 ‘권력 분산’ 모양새 노린듯
최고지도자 첫 제외… 김여정은 합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의 국회의원 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명단에서 빠졌다.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이후 71년 만에 최고지도자가 대의원에서 제외된 것이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12일 제14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결과를 보도하면서 당선된 687명의 대의원 명단을 발표했지만 김 위원장의 이름을 호명하지 않았다. 2014년 2월 제13기 대의원 선거 발표 때는 제111호 백두산선거구 당선자를 발표하지 않으며, 김 위원장 당선 사실을 우회적으로 전했지만 이번에는 이런 조치가 없었다.

이번 결정은 김 위원장이 6일 제2차 전국당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에 답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김 위원장은 “수령은 인민과 동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다”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가리게) 된다”며 지나친 신비주의를 배격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대의원 선거에 나서지 않아, 최고인민회의에 권한을 나눠주는 모양새를 띠면서 정상 국가화를 강조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는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처음 이름을 올렸고,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박광호 선전선동부장도 당선됐다.

한편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조선반도(한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로 나가려는 것은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하노이 (북-미) 수뇌(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산적인 대화들을 계속 이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른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에도 같은 내용의 기사가 실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재개를 타진하려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김정은#최고인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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