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자른 ‘불법이민 노동자’ 국정연설 온다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31일 14시 51분


코멘트

트럼프 골프장 고용법 위반 등 ‘저격용’
민주당 의원, FBI에 수사 의뢰 서명운동 벌여

과테말라 태생 불법이민자 빅토리나 모랄레스가 내달 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정연설에 참석한다. 모랄레스는 지난달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소유 골프장의 불법 이민자 고용 사실을 폭로한 후 해고됐다. 그는 정식 해고 통보도 받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을 받은 건 아니다.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보니 왓슨 콜먼(뉴저지·민주) 하원의원이 내주 워싱턴DC 하원회의장에서 진행될 대통령 국정연설에 모랄레스를 공식 초청했다.

이 같은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 소유 부동산 개발업체 트럼프 그룹이 운영하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이 고용법 위반, 공문서 위조, 강제노동 강요 등 혐의를 받고 있는 가운데 이뤄졌다. 현재까지 트럼프 소유 골프장에서 일했다고 주장하는 불법 이민자는 20명 이상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중남미 출신 불법이민자들이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와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소재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수년 간 일해왔다고 보도했다. 골프클럽은 이들을 고용하기 위해 허위 문서를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골프클럽에 고용된 근로자들은 이민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격모독성 발언에 분노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이 커지자 트럼프 그룹은 모든 사업 부문에 ‘고용자격 전자확인 제도’(E-Verify) 적용을 확대하겠다고 했을 뿐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트럼프 그룹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경영하고 있다. 대통령은 취임 후 경영 일선에선 물러났지만 회사 지분을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

모랄레스는 민주당 하원의원들에게 자신을 보호해달라는 청원을 내고 트럼프 그룹이 불법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부각시키는 활동을 하고 있다. 라울 그리잘바(애리조나·민주) 하원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 미 연방수사국(FBI)에 수사를 의뢰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의제를 강조하고자 국정연설에 민간인을 초청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에 의해 살해당했다고 주장하는 유가족을 초청했고, 2016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제도에 힘입어 미군 복무 중인 청년을 초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총기 사건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청중석을 빈 자리로 남겨두기도 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