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캐년 추락 대학생 병원비 10억, ‘흥정’ 가능…‘손실’ 처리 관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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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4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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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사진=채널A
미국 애리조나 주의 그랜드캐년을 여행하다 추락해 의식불명에 빠진 한국인 대학생 박준혁 씨(25)의 병원비가 수술 누적 등으로 1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병원 측이 박 씨의 한국 이송을 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이송비만 2억 원이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의 황인상 부총영사는 23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 씨가 입원한 병원으로 현지 영사협력원을 보내 행정적인 문제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황 부총영사에 따르면 박 씨 가족과 병원 측은 병원비 문제와 한국 이송 문제를 계속 협의중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 등 국적 항공사 측과도 이송 문제를 협의하고 있으나 박 씨가 여전히 위중한 상태여서 이송 도중 상태가 악화할 우려도 있어 선뜻 결정을 못 내리는 상황.

병원비도 해결해야 한다. 미국 병원에서는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한 환자가 오면 일단 생명부터 살리고 본다. 지불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따지지 않는다. 일종의 후불제다. 병원은 치료가 끝나면 환자 주소지로 비용을 청구한다. 다만 치료 후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경우 협상을 통해 비용을 크게 깎아 주거나, 최악의 경우 손실(loss)로 처리하는 관행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미국에서 지주막하출혈(뇌 지주막 아래 공간에서의 뇌출혈) 수술을 받은 배우 안재욱은 병원비가 5억 정도 나왔는데, 해당 병원에서 여러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며 미국 병원은 흥정하는 문화가 있더라고 경험담을 방송에서 들려준 바 있다.

박 씨는 1년간 캐나다 유학을 마치고 라스베이거스에 기반을 둔 현지 한인 여행사를 통해 패키지여행을 하다 그랜드캐년 야바파이 포인트 부근에서 추락 사고를 당했다.

박 씨 가족은 청와대 국민청원 등을 통해 "한국으로 데려오고 싶지만, 관광회사와의 법적인 문제와 치료비 문제로 불가능한 상태"라면서 "현재까지 병원비가 10억원을 넘고 환자 이송비만 2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 씨가 여행자 보험에 가입했다면 비용을 일부 면제 받을 수 있지만 관광회사 측은 그가 위험한 곳인 그랜드캐년에서 안전지시를 따르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하다 추락했다며 배상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박 씨의 여동생은 23일 채널A ‘뉴스A LIVE’와 인터뷰에서 “구조를 직접 했던 분이신데,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서 뒤를 돌아보니 오빠가 이미 떨어지고 있었고 떨어진 지점에서 자기가 직접 구조를 했다고 했다”며 “(그분께서) ‘그때 당시에는 패딩 점퍼 안에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다. 사진을 찍다가 그런 건 아니다’라고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혼자 아무도 가지 않는 곳에 가서 그랬다고 여행사 측은 얘기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광하고 있는 장소였고, 펜스도 없었다. 어떻게 관광객들을 인솔했는지에 대해서 저희는 의문점이 많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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