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日 공개한 초계기 전자파 접촉음…가공된 걸로 추정”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22일 12시 53분


코멘트
일본 방위성이 한일 ‘레이더 공방’과 관련해 공개한 초계기 전자파 접촉음에 대해 군 당국이 가공된 정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군 당국은 일본이 제시한 증거로는 광개토대왕함이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했는지 확인이 불가능하고, 이번 사안에 대한 우리 군의 입장과 정보를 미국과 충분히 공유했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는 22일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이 공개한) 전자파 접촉음은 펄스(pulse) 반복률을 음으로 바꾼 것”이라며 “레이더마다 특성이 달라서 그 중 한 가지만 보고 추적레이더(STIR)라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음이라면 삼봉호(당시 구조활동을 하던 해경함)와 광개토대왕함, 어선 등의 모든 음이 다 포함돼야 한다”며 “일본이 공개한 접촉음은 그렇지 않고 자기들이 원하는 정보 부분만 가공된 걸로 추정되는 정보만 남겼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그러면서 “정보 중에서 한 가지만 일본 측이 제공했고 시간도 제공 안 했다”고 꼬집었다.

전날 일본 방위성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국 초계기가 우리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에 조사(照射·비춤)됐다는 증거라며 ▲화기관제용 레이더 탐지음 ▲수색용 레이더 탐지음 등 해상자위대에 기록된 2개 음성파일을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이 공개한 18초짜리 화기관제용 레이더(추적레이더) 탐지음은 거의 한 가지 종류의 소리만 깔끔하게 들린다.

그는 “일본 방위성도 보안 문제로 해당 음을 변형했다고 말했다”며, 다만 공개한 음만 놓고 봤을 때는 “추적 레이더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른 관계자는 “STIR레이더가 조사됐다는 것의 의미는 무장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통상적인 조종사라면 최대속력으로 올리고 위협으로 멀어지는 회피 기동을 하는 게 기본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향성 레이더(추적레이더도 지향성 레이더임)가 현장에 있다면 그런 소리가 나는데 우리 측은 명확하게 지향성 레이더를 조사(비춤)한 적 없다”며 “과학적·객관적 증거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 측은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실무급 회의에서도 전자파 접촉음을 증거로 공개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우리 측은 가공됐을 가능성이 있는 음을 들을 경우, 일본 측에서 자국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 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일본 측이 싱가포르에서 동일하게 (접촉음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며 “일본 측에 ‘(접촉음이) 언제 것이냐’ 물었을 때 답을 하지 않았다. 언제 것인지도 모르는데 음을 들어 소용이 있겠냐고 해서 음을 듣지 않겠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저공 위협 비행 부분에 대해서도 일본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일본 방위성은 전파자 접촉음과 함께 자국 초계기가 500m~550m 거리, 150m 고도에서 지난해 촬영한 우리 광개토대왕함 사진 3장을 외부에 공개했다.

방위성은 그러면서 “지난해 4월에 2차례, 같은 해 8월에 1차례 비슷한 거리에서 비행해 한국 구축함을 촬영했지만 한국 측에서는 한 번도 문제제기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이 제시한 사진이 150m 고도, 500m 거리에서 찍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된다”며 “당시 해군이 훈련 작전 중인 것이 맞고 초계기가 있던 것도 맞지만 당시 비행행태와 이번 비행행태가 굉장히 달랐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3차례는 (일본 초계기가) 1~2㎞를 유지하면서 고도 150m를 유지했다”며 “이번처럼 근접 저공 위협 비행을 안 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미국 측과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미국의 중재를 통해 사태 해결을 모색하고 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일본이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다면 대화에 응해야 한다”면서 “이 사안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안과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을 당장 연관 짓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 관계자는 “GSOMIA 문제는 별도의 검토 절차를 거쳐 올해 8월께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변인도 “GSOMIA는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에 관한 사항으로, 그간 일본 측과 긴밀히 (정보교환을) 해왔다”면서 “지금 그것을(레이더 갈등과 연계시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한편 군 관계자는 일본이 협상 중단의 뜻을 내비친 것에 대해 “이 사안에 대해서 진실을 밝힐 의지가 있다면 (일본이) 응해야 된다고 보고 있다”며 “대화문을 열어 놨다. 우리로서도 정확하게 사실에 가까운 증거자료를 보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안에 대해서 한일 간 관계라든가 한미 간 연합방위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군 관계자는 양측이 공감대를 이룬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통신과 관련해서는 “여러 회의 개최를 통해 가능할 것 같다”며 “상호 신뢰 확보 측면에서 별도로 추진해도 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