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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 앞세웠는데… 최저임금 부담에 사라지는 ‘초저가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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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 앞세웠는데… 최저임금 부담에 사라지는 ‘초저가 매장’

강승현기자 입력 2019-01-09 17:03수정 2019-01-09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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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뷔페식 분식 전문점 ‘두끼’ 매장 입구에는 이달 1일부터 새롭게 적용된 가격표가 게시돼 있었다. 성인은 8900원, 학생은 7900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1000원씩 인상됐다. 앞서 지난해 말 두끼는 매장에 ‘원재료 가격 및 인건비가 상승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인근 커피전문점 ‘더 벤티’에도 ‘지속적인 임대료 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으로 매장에 큰 어려움이 있어 8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써 놨다. 이번 인상 결정에 따라 더 벤티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랐다. 두끼 관계자는 “론칭 당시의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지만 인건비 상승 등으로 부대비용이 증가해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지면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중심으로 가격상승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론칭 당시 ‘초저가’를 표방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앞세웠던 매장들이 가격 인상에 동참하면서 가성비가 높았던 ‘초저가 매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000원이란 저렴한 가격으로 론칭 당시 화제를 모았던 피자 프랜차이즈업체 ‘피자스쿨’은 이달 1일부터 모든 피자 메뉴를 1000원씩 인상했다. 광주 송정역시장 맛집으로 소문나 현재는 전국에 수십 개의 체인점을 운영하고 있는 ‘또아식빵’도 이달 1일부터 식빵 가격을 3300원으로 400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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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대형 커피전문 브랜드에 비해 2000원대의 합리적 가격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이디야커피도 최근 가격을 올렸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아메리카노를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올리는 등 14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다.

남성전문 미용실 브랜드인 ‘블루클럽’도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가격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론칭 초기 5000원의 저렴한 컷트 비용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가맹점별로 8000원에서 많게는 1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피자스쿨 한 가맹점주는 “가격 경쟁력 때문에 그나마 경쟁이 치열한 피자 업계에서 생존했는데 이제는 경쟁력을 조금씩 잃어가고 있다”면서 “속도 조절 없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이 자영업자에 이어 소비자들에게도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저가를 내세운 브랜드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 배경에는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직격타가 됐지만 원재료 및 임차료 상승과 최근 몇 년 사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초저가 브랜드 간 출혈 경쟁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 커피 프랜차이즈업체 가맹점주는 “2000원대 커피도 처음에는 싸다고 했는데 이제는 900원짜리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까지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초저가 매장이 줄어들고 있는 현상은 가맹본부가 없는 중소 자영업 집단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에서 코인 노래방을 2년 째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46)는 올해부터 가격을 1곡 250원에서 500원으로 100% 인상했다. 김 씨는 “야간 신분증 검사, 청소 관리 등으로 아르바이트 직원을 쓰고 있는데 인건비가 올라 가격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인건비 부담 증가로 일부 코인 노래방들은 무인주문결제 시스템인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있다. 시간당 500원의 저렴한 가격을 마케팅 전략으로 썼던 일부 PC방들도 올해는 이를 시간당 800원~1000원 정도로 조정하고 있다.

기계식 자동 세차도 최저임금 인상의 후폭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기계식 자동 세차 시스템에도 세차 후 물기를 닦아주고 기계를 관리하는 등의 인력이 최소 2명 이상 투입된다. 경기 의왕의 한 주유소는 이달부터 세차 가격을 1000원 인상했고 성남의 또 다른 주유소는 기계식 세차 가격을 5000원에서 1만 원으로 크게 올렸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가격 인상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초저가 브랜드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현기자 byhu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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