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조재범, 심석희 매질에 성폭력까지…체육계 부조리 경악·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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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9일 11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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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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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9일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것과 관련, “전형적인 권력형 성폭력”이라며 “매질에 성폭력까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썩은 우리나라 체육계 부조리가 경악스럽고 절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정호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에 의한 성폭력 피해 사실을 추가 고발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대변인은 “앞서 심석희 선수는 (조재범 전 코치에게) 초등학교 시절부터 아이스하키 스틱으로 뼈가 부러질 정도로 맞는 등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맞았다고 했다”며 “여기에 미성년자 시절부터의 상습적인 성폭력 피해사실이 추가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랜 시간 고통을 감내해왔을 심 선수를 생각하면 안쓰럽고 미안하기만 하다. 또 다른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용기 낸 심 선수에게 머리 숙여 감사와 응원을 전한다”며 “조 전 코치 측은 선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것이었다며 폭력을 정당화했다. 문제는 이런 성적지상주의, 성적이 좋으면 폭력도 얼마든지 용인될 수 있다는 잘못된 지도방식에 대한 믿음이 빙상계, 체육계 전반에 퍼져있다는 것이다. 1심 당시 빙상계 다수 지도자는 제자를 학대한 조 전 코치의 선처를 부끄러움도 모르고 호소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법부도 정신 차려야 한다”며 “1심에서 조 전 코치는 선수들이 성과 낸 점이 고려되어 고작 징역 10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체육계에서 선수 폭행이 구습으로 대물림 되어 오고 있다는 점도 재판부가 밝힌 양형 배경으로, 검찰의 구형이 대폭 감형된 자초지종이다. 관습이 썩었다고 해서 그걸 용인해 형벌을 정하면 우리 사회 수준은 그 이상을 못 벗어난다. 폭력에 대한 엄벌로 사회 상식과 기준을 높이기를 법원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부푼 꿈을 안고 운동에 매진한 어린 아이에게 스승이란 어른은 지옥 그 자체였다”며 “그렇게 선수가 손에 쥔 금메달에 우린 뭣도 모르고 환호만 했다. 행복했어야할 선수의 유년을 짓밟고 청소년기를 유린하고 매질해서 얻은 그런 금메달은 필요 없다. 체육계는 처절히 각성해야 한다. 지도자에 의한 일상적 폭행 전수조사를 실시해, 한국 스포츠계 전반에 퍼져있는 폭력적 문화와 부조리를 근절해야 한다. 정의당은 체육계의 근본적 개혁에 힘을 보탤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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