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영업점 발길 돌리는 고객…“파업 정상화 언제” 불편 호소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8일 12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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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이 총파업을 진행하는 8일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거점점포로 지정되지 않은 영업점 10곳 중 6곳은 사실상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이날 전국 1058개 모든 영업점을 열었으나 이중 거점점포로 지정된 411개점(39%)에서만 정상적인 창구업무가 가능한 상황이다. 나머지 647개점(61%)에서는 직원수 부족 등으로 단순 입출금 업무 등 일부 업무만 처리만 가능했다.

실제 총파업이 시작된 오전 9시20분 서울 송파구의 한 거점점포에서는 막 개장한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고객 2명이 창구에 앉아 상담을 받고 있었다.은행 측은 업무 진행에 무리가 없다는 설명이다.

지점장 A씨는 “오늘 모든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가능하다”며 “다른 점포 지원 없이 우리 점포 출근 인원으로만 문제없이 운영한다”고 말했다.이날 이 점포에 출근한 직원은 지점장을 포함해 전체 10명 중 6명이다. 결근자 4명 중 3명은 총파업을, 1명은 휴가를 갔다.

A씨는 “점심시간에는 좀 붐빌 수 있겠지만 오늘 방문한 고객 10명 모두 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직원 B씨는 “저도 조합원인지라 전날 밤 전야제에 참석했지만 영업점 문을 닫을 수는 없어 출근했다”고 말했다.

지역별 거점점포는 서울 145곳과 수도권 126곳, 지방 140곳 등에 불과하다. 고객들의 발길이 본격화되는 오후에는 업무 지연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 지역내 비거점점포의 상황은 심각했다. 입출금기기(ATM)의 확장판 수준에 불구한 ‘마비상태’였다. 영업점을 방문했다가 발길을 돌리는 고객이 속출했다.

인근의 한 비거점점포 출입문에는 총파업 안내장이 커다랗게 붙어있었다. 오전9시40분께 한 고객은 안내 문구를 보고 발길을 돌렸다.

점포 안에 들어서자 청원경찰이 먼저 다가와 ‘오늘은 입출금 업무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오전10시께 영업점에 들어선 한 중년 남성은 안내를 듣고 ‘그럼 언제 정상화가 되냐’고 묻고는 발을 돌렸다. 오전10시11분께에도 20대 남성 한명이 들어왔다가 다시 나가야 했다.

고객 C씨는 “보안카드를 발급받으려고 아침 일찍 나왔는데 짜증난다”며 “영업이 정상적으로 안 되면 문자로 안내라도 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창구는 7개 중 4개 상담원 자리가 비어있는 상황이었다. 창구 바로 위 모니터에는 ‘부재중’이라는 글씨가 박혀있었다.

내부에 놓인 커다란 모니터에는 사과 문구가 띄워졌다. ‘고객님의 질책을 겸허히 듣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에는 ‘총파업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로 고객님께 큰 불편을 끼쳐드리게 되었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KB국민은행은 “인터넷 뱅킹이나 ATM등 비대면 채널은 정상운영돼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대부분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KB국민은행은 이날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거래수수료도 면제한다. 가계나 기업의 기한연장대출원리금 등은 당일 파업으로 인해 정상처리 되지 않아도 연체 이자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객 불편은 매달 이어질 전망이다. 노조는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을 예고했다. 또한 3차 2월26일∼28일, 4차 3월21일∼22일, 5차 3월27일∼29일 총파업이 차례로 예정돼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총파업으로 고객 불편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고객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대응계획(컨팅전시 플랜)을 가동하고 금융시장 불안 상황 발생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전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국민은행 노조 파업 관련 ‘확대 위기관리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금감원 상황실은 다시 본부 대응반, 현장 상황반, IT 대응반으로 꾸려진다. 금감원은 이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 직원들을 파견해 현장 상황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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