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금강산관광 재개 언급은 남측에 대한 압박 의미”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1일 15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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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향적’ 지난해 신년사 이어 지속성 유지”
‘새로운 길’ 모색 언급은 美 상응조치 요구 메시지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은 1일 새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신년사를 발표했다.(노동신문) 2019.1.1/뉴스1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은 1일 새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신년사를 발표했다.(노동신문) 2019.1.1/뉴스1
전문가들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남북과 북미 관계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뉴스1에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2018년 이룩한 기조에 대해 일관성을 갖고 지속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지난해 대전환이 이뤄진 것에서 되돌아가지 않았다는 것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대남 대미 메시지가 적극적이며 연초부터 북미, 남북 관계 진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국면에서 대남 압박을 강화한 점을 특징으로 꼽힌다.

고유환 교수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는 남측에 대한 압박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 간 여건 조성에 따라 하기로 했지만 당장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 부담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과거 북한은 남북관계에 있어 비핵화 의제나 군사 훈련 등과 같은 부분을 잘 언급하지 않았다”며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관계에 있어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현안이 (남북간) 의제로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전략자산 반입 중단 등에 대해서는 노골적으로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남측에 대한 압박은 향후 남남 갈등을 부추길 소지가 있다는 점은 우려해야 할 대목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번 신년사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비핵화와 북측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미국 측의 조치를 촉구했다는 점이다.

홍 연구실장은 “외부를 대상으로 지도자가 핵무기를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은 처음”이라며 “비핵화 의지가 상당히 비가역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겠다는 점을 언급한 것은 핵무기를 대량으로 생산하겠다고 한 과거의 신년사에서의 입장을 철회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확실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미국이 세계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일방적으로 그 무엇을 강요하려 들고 공화국에 대한 제재와 압박에로 나간다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나라의 자주권과 국가의 최고이익을 수호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수도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신뢰성 있는 조치를 취할 경우 빠른 속도로 관계 개선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과거와 같은 도발을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박 교수는 “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가 있으니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이 공개적으로 밝혔던 관계 개선과 평화체제 부분에 대해 진전된 조치를 달라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미국 측이 취할 상응 조치에 대해 북한이 취할 구체적 조치를 나열하지 않은 것 역시 미국 측을 향한 메시지라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

고 교수는 “북한은 비핵화의 조건으로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했을 때 군사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정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우리 측을 통해 재확인하고 미국에 대한 대답을 요구한 것”이라며 “기존에 제시한 안에 대해 (미국 측의) 답을 내놓으라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북한이 수세적인 배수진을 쳤지만 결국은 북미관계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며 “개선 의지에 굉장히 많은 비중을 할애해 밝힌 만큼 진전 의사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 외에 정전체계를 평화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 추진 언급 대목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만약 올해 북한 비핵화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게 되면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남, 북, 미, 중의 4자회담 개최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전격 제안했다.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주한미군의 전략자산 전개 등의 중단도 요구했다.

또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재확인하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미국의 상응 조치를 요구하면서 제재가 지속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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