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 “법관회의를 탄핵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동료 탄핵 의결은 최악 사법파동”
소장판사 “표결 대표들 모욕” 반박

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8기)가 23일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판사의 탄핵을 요구한 “전국법관대표회의(법관회의)를 탄핵해 달라”고 주장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인 코트넷에 올린 ‘법관회의의 탄핵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법관이 법관에 대한 탄핵을 의결한 2018년 11월 19일은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긴 칼로 자신의 목을 베어버린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법관회의 의결이야말로 우리 헌정사에서 가장 나쁜 사법파동이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법관회의가 국회에 탄핵을 요구하는 것은 권력분립의 원칙에 대한 도전”이라며 “자신들의 동료를 탄핵한 법관회의를 탄핵해 달라”고 했다.

또 그는 “(법관회의 결정이) 과연 옳았던 것인지 아닌지 전국의 모든 법관이 의견을 표시해 달라. 탄핵의 필요성에 대해 전체 법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직접 투표 내지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반박도 곧바로 나왔다. 류영재 춘천지법 판사(35·40기)는 이날 코트넷에 올린 글에서 “(김 부장판사가) 지적하신 쟁점들은 이미 법관회의에서 충분히 논의됐다”며 “찬성 표결을 한 대표들도 논의 결과와 소속 법원 의견 수렴 결과를 종합한 결과 의안에 대한 찬성이 위헌·위법하지 않다고 결론을 내려 표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표결을 한 대표들에게 모욕적인 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법관회의는 19일 판사 탄핵을 요구하는 안건을 1표 차(찬성 53명 대 반대·기권 52명)로 가결했다. 당시 김 부장판사는 회의장을 뛰쳐나가 안건 가결에 불만을 드러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법관회의 결의 5일째인 23일까지 판사 탄핵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판사 탄핵#김태규 울산지법 부장판사#전국법관대표회의#김명수 대법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