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국가도 기업처럼 혁신… 새로운 시장 만들어야 성장 지속”
더보기

“국가도 기업처럼 혁신… 새로운 시장 만들어야 성장 지속”

조진서기자 입력 2018-11-07 03:00수정 2018-11-07 09:59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동아비즈니스포럼 2018]‘경영학계의 아인슈타인’ 美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
‘파괴적 혁신’ 이론의 주창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12월 5일 ‘동아비즈니스포럼 2018’ 기조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교수 제공
“불확실성의 시대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건 파괴적 혁신뿐이다.”

오랜 기간 암 투병을 해온 경영학자 클레이턴 크리스텐슨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가 건강을 회복해 8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2월 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동아비즈니스포럼 2018’의 기조연사로 나서는 그는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파괴적 혁신’ 이론을 기업뿐 아니라 국가 운영에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혁신 활동 없이는 경제성장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1995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발표한 파괴적 혁신 이론으로 경영학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한국에도 여러 차례 애정과 관심을 표했다. 1970년대 한국에서 선교사 생활을 했고 이후에도 주요 기업과 대학을 여러 차례 방문했다. 2010년 암(소포림프종) 진단을 받고 머리카락이 모두 빠진 채 방한한 이후로는 해외 활동을 자제했다. 다행히 작년부터 건강이 나아져 외국 방문을 재개했다. 이번 동아비즈니스포럼 강연에서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제자이기도 한 딸 앤 크리스텐슨이 그를 보좌한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내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한 건 8년 전이었는데 막 항암치료를 시작했던 시기”라며 “그동안 아시아는 더 부유해진 것 같다. 그러나 필리핀처럼 국력이 약해진 사례도 있다. 왜 어떤 국가는 번영하고 다른 국가는 그렇지 못한지가 이번 서울 강연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바”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크리스텐슨 교수의 파괴적 혁신 이론은 저서의 제목을 따 ‘혁신 기업의 딜레마’로도 불린다. 놀랄 만한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성공을 거둔 기업일수록 그 관성 때문에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며 기존 고객을 지키는 데만 애쓰게 되고, 시장 질서를 바닥에서부터 와해시키는 신기술을 가진 도전자가 나타나면 ‘한방에 훅’ 밀려난다는 내용이다. 코닥 같은 필름업체들이 디지털 사진 기술에 제때 투자하지 못하고 도태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인터뷰에서 그는 국가 역시 기업과 마찬가지로 혁신과 새로운 시장 창출에 우선순위를 둬야만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핵심은 일자리다. 그는 “(혁신) 기업은 복잡하고 비싼 제품을 저소득층 소비자도 구매할 수 있도록 이리저리 변형하는데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기아자동차와 삼성은 저소득층 시장에서부터 시작해 성공을 일궈낸 완벽한 사례”라며 “이런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한국 경제도 성장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에서는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10월 17일) 자신의 연구소 홈페이지에 공개한 글에서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읽힐 수 있는 대목도 등장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투자하는 것보다는 혁신 성장에 투자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가난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논쟁적인 주장이다. 그는 이를 ‘번영의 역설(prosperity paradox)’이라고 불렀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또 미국의 대표 기업이던 GE가 최근 실적 부진을 겪으며 기업 가치가 크게 하락한 이유 역시 혁신주도성장에 대해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혁신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첫째, 시장을 창출하는 혁신이다. 이는 성장에 필수적이다. 둘째, 지속을 위한 혁신이다. 이는 좋은 제품을 더 좋게 개선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성장을 이뤄낼 수 없다. 셋째, 효율성 혁신이다. 이는 더 적은 자원을 써서 더 많은 것을 이루려는 혁신이다. GE는 바로 이 세 번째, 효율성 혁신에 투자했다. 성장은 하지 못했지만 기존 고객들에게는 사랑을 받았다. 잭 웰치가 최고경영자(CEO)를 하던 시절, GE캐피털과 같은 GE의 여러 사업부는 투자 가치와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일했다. 현금 흐름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를 하느라 성장을 등한시했다. 지금에서야 부정적인 영향이 현실화한 것이다. GE에는 여전히 자본이 있다. 하지만 그동안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해고해버렸다. 이 회사가 다시 활력을 찾기는 아주 어려울 것 같다.”
 
크리스텐슨 교수는 이번 방한에서 LG그룹과 포스텍(포항공대)을 찾고 싶다고도 말했다.     


▶ 동아비즈니스포럼 예약하기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경영학계의 아인슈타인#크리스텐슨 교수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