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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여배우 “김기덕, 촬영기간 내내 성폭행…관계 유지 위해 작품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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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여배우 “김기덕, 촬영기간 내내 성폭행…관계 유지 위해 작품 제안”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8-03-06 10:12수정 2018-03-0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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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기덕 감독, 조재현. 사진=동아일보DB, MBC

영화감독 김기덕과 그의 페르소나로 통하는 배우 조재현에 대한 충격적인 '미투'(#MeToo·나도 성폭력 당했다) 폭로가 또 나왔다.

MBC 'PD수첩'은 6일 밤 11시10분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과 관련된 영화계 이야기를 전한다.

제작진은 "사회 전반의 성폭력 피해를 취재하던 중 충격적인 제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2017년 영화 '뫼비우스'에 참여했던 여자 배우 A 씨는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모욕죄 등 혐의로 고소했다. 2013년 영화 촬영 현장에서 일어난 일을 4년 뒤에야 고소를 했다는 사실과 A 씨의 뺨을 때린 것이 연기 지도였다는 김기덕 감독의 주장에 대해 수많은 의견이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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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6개월, 미투에 힘입어 배우 A 씨가 다시 입을 열었다. 김기덕 감독이 자신을 폭행했던 이유에 대해 당시 사건에서 미처 밝히지 못 했던 진실이 있었다는 것.

A 씨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김기덕 감독이 요구한 성관계에 응하지 않아 폭행을 당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 리딩 당일 김기덕 감독이 '다른 여성과 셋이서 함께 성관계를 맺자'는 제안을 했고, 그 제안을 거절한 새벽 '나를 믿지 못하는 배우와는 일을 하지 못하겠다'며 전화로 해고 통보를 했다"고 전했다.

부당 해고라며 항의한 A 씨는 결국 촬영 현장에서 모욕적인 일을 겪으며 영화를 그만둬야 했다. A 씨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의 성폭력은 이전에도 자주 있었던 일이었다.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다른 여배우 B 씨는 오랫동안 고심하다가 어렵게 인터뷰에 응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기덕 감독 영화에 캐스팅되는 것이 확실시되던 신인배우 B 씨는 김기덕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입에 담지 못할 황당한 성적 이야기들을 들어야 했다고 한다.

두 시간 가까이 그런 이야기를 듣고서야 화장실에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뛰쳐나온 배우 B 씨는 이후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빠지게 됐다. 영화계에 큰 실망을 느낀 B 씨는 그 이후로 영화계를 떠났다. 영화계를 떠난 지 오래지만, 성관계 요구를 받고 공포심에 사로잡혀 화장실에 숨어있었던 순간을 생각하면 B 씨는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한다.

제작진은 영화 촬영 현장에서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배우 C 씨도 어렵게 만났다.

배우의 꿈을 키우던 20대 초반, 그녀의 첫 영화 출연은 악몽 같은 기억으로 남아있다. 영화 캐스팅이 확정된 이후 촬영 시작 전부터 김기덕 감독에게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한 C 씨는 합숙을 했던 촬영 현장에서 진짜 지옥을 경험했다. 대본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주·조연, 단역 배우들 가릴 것 없이 여자 배우들을 방으로 불렀던 김기덕 감독으로 인해 C 씨는 촬영 기간 내내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그 가해자는 김기덕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한 배우 C 씨에게 김기덕 감독은 '다음 작품 출연을 제안'하며 '이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을 종용했다. 그러나 그 일 이후 C 씨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5, 6년 동안 세상에 없는 사람처럼 살아야 했다. C 씨는 "TV에서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면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다"고 고백했다. 피해자는 숨어있고, 가해자는 아무렇지 않게 활동하는 현실에서 죄책감에 시달리는 건 언제나 C씨였다.

'PD수첩' 측은 "소문만 무성했던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에 대해 취재를 하는 와중에도 그 실체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들이 여전히 영화계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참여한 한 스태프는 제작진과 인터뷰 촬영까지 마쳤지만 생계를 이유로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내지 말 것을 부탁했다. 취재에 응하더라도 방송에 내보내지 말 것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고심 끝에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 모두 신분이 드러날 것을 우려하며 익명은 물론 모자이크와 음성변조를 요구했다. 이 일을 세상에 드러내기로 결심한 배우 A 씨도 당시 촬영 현장에 참여한 스태프들에게 증언을 요청했지만 대부분 증언을 꺼려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피해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과 해명을 듣기 위해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 결과 김기덕 감독은 제작진에게 이 사안에 대한 입장을 장문의 문자 메시지로 보냈고, 조재현은 기존에 불거진 사건들과는 다른 내용의 해명을 했다.

제작진은 "어렵게 말문을 뗀 피해자들이 신분 노출 등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용기를 낸 이유는 한결 같았다. 그들은 한 사람의 힘이라도 더 보태지면 조금이라도 더 깨끗해 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과 증언하지 못할 만큼 더 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이 그것을 회복하고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자신의 삶을 찾아가기 바란다는 뜻을 인터뷰로 전했다"며 "영화 감독 김기덕과 배우 조재현은 오랜 기간 동안 감독이라는 지위와 유명 배우라는 타이틀을 이용해 꿈 많은 여성들의 삶을 짓밟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재현은 '미투 운동'으로 불거진 자신의 성추문을 인정하고 활동을 중단했다. '김기덕의 페르소나'라고 불리는 조재현은 김 감독의 영화 '나쁜남자', '뫼비우스', '섬', '수취인불명' 등에 출연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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