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뮤지컬 연습하니 자신감이 느껴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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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교육행사 ‘나도 뮤지컬 스타’
뮤지컬 ‘우리 읍내’ 8일 무대 올려… 경남 산청지역 중고생 25명 구슬땀

뮤지컬 ‘우리 읍네’에 출연할 경남 산청지역 중고교생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뮤지컬 ‘우리 읍네’에 출연할 경남 산청지역 중고교생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깊어가는 가을, 지리산 자락의 경남 산청군 금서면 산청문화예술회관 연습실이 노래와 발 구르는 소리로 가득하다. 산청 중고교생 25명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뮤지컬 공연을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무대에 올릴 작품은 ‘우리 읍내(Our Town)’로 미국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손턴 와일더(1897∼1975)의 1938년 희곡을 각색했다. 와일더는 혁신적 소설가로 불리며 20세기 현대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희곡을 비롯해 소설과 드라마 3개 부문 퓰리처상을 받은 유일한 작가다.

경남 산청지역 중고교생들이 뮤지컬 ‘우리 읍네’ 공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경남 산청지역 중고교생들이 뮤지컬 ‘우리 읍네’ 공연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이 학생들의 뮤지컬 공연과 준비는 ‘친구야! 문화예술과 놀자―나도 뮤지컬스타’라는 프로그램이 뒷받침한다. 동아일보가 2007년부터 전국을 돌며 펼치는 공익 교육행사로 벌써 11년째다. ‘우리 읍네’는 2월 경남 양산에 이은 49번째 행사다. 경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과 산청군(군수 허기도), 산청교육지원청(교육장 박소제), 동아일보가 공동주최하고 감성공연예술연구소(예술감독 김춘경)가 주관한다. 고교 교사 출신으로 ‘교육 산청’을 기치로 내건 허기도 군수가 열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경남에선 2012년 창원, 2013년 진주, 2014년 마산과 하동 학생들이 무대에 섰다.

6월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이 ‘학생배우’들은 산청중이 13명으로 가장 많고 생초중과 경호중, 산성중이 각 3명이다. 신등중 1명, 신등고 2명이다.

깁스 부인 역을 맡은 신등고 2학년 이민정 양(18)은 “작은 무대이지만 주인공으로 설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크다”며 “뮤지컬을 해보는 이번 경험이 앞으로 생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요정 역의 산청중 2학년 정유연 양(15)은 “주연, 조연을 떠나 맡은 배역에 충실하려 한다”며 “친구, 언니들과 땀 흘리며 어울리는 시간 자체가 소중하게 생각된다”며 웃었다.

뮤지컬 연출과 연기 지도를 담당하는 김춘경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는 ‘나도 뮤지컬스타’ 프로그램의 터줏대감이다. 김 교수는 “하루가 다르게 학생들의 자존감이 커지는 것 같아 뿌듯하다”며 “문화예술교육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무를 맡은 유성준 동덕여대 강사와 임다영 선생, 연기를 가르치는 김현주 감성공연예술연구소, 보컬을 지도하는 임세진 한림예고 교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끼와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더욱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또 “농촌이나 시골일수록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소제 산청교육장은 “무대에 오르는 학생뿐 아니라 공연을 관람하는 학생도 감동을 받기를 바란다”며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더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뮤지컬 ‘우리 읍네’는 8일 오후 1시 40분 산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막을 올린다. 관람은 무료다.
 
::우리읍네::
미국 북동부 뉴햄프셔주의 그로버즈 코너즈라는 가상마을에서 1901∼1913년 벌어진 일들을 의사인 깁스 선생과 지방신문 편집장 웹의 가족을 중심으로 그려낸다. 어디나 있을 법한 동네의 평범한 일상을 통해 무심코 지나치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주는 작품.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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