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찾아간 안철수, 대선후 첫 만남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 불안” 한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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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文대통령, 레커차에 끌려가는 승용차에서 혼자 운전하는것 같아”
안철수 “중요한 결정 너무 쫓기듯 내려”
둘다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엔 선그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당 대표 취임 인사차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29일 방문해 홍준표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홍 대표는 “야당이 다시 힘을 합쳐 이 정부를 바로잡자”고 말했고, 안 대표는 “철저하게 국민과 민생의 관점에서 저희 뜻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가 당 대표 취임 인사차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를 29일 방문해 홍준표 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홍 대표는 “야당이 다시 힘을 합쳐 이 정부를 바로잡자”고 말했고, 안 대표는 “철저하게 국민과 민생의 관점에서 저희 뜻을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대선 패장(敗將)에서 제1, 제2 야당 대표로 복귀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9일 5·9대선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안 대표가 취임 인사를 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당 당사로 홍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다. 대선 때 홍 대표가 토론 태도를 놓고 “안초딩(초등학생)”이라고 하고, 안 대표가 홍 대표의 돼지흥분제 논란에 대해 “성폭력 모의”라고 비난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대화 도중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홍 대표는 안 대표에게 “국민의당이 소멸될 줄 알았는데 안 대표가 돌아오면서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띄웠다. 두 사람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홍 대표는 탈원전 정책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와 연대해서 국가 백년대계인 에너지정책을 졸속으로 뒤엎으려고 한다. (안 대표가) 이공계 출신이라 나보다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대표는 “지난 100일 동안 너무 쫓기듯이 굉장히 중요한 결정들이 되어온 것들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홍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석론’에 대해 “미국도 일본도 북한도 외면하는데 자기 혼자 운전하겠다고 덤비는 모습이 레커차(견인차)에 끌려가는 승용차에서 혼자 운전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자 안 대표도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가 아주 우려된다. ‘코리아 패싱’이 실제로 일어나면 안 되지 않느냐”고 했다.

두 사람은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다. 홍 대표가 “앞으로 대표님하고 채널을 가동해서 저녁도 한 번 모시겠다. 대표님이 또 돈이 많으시니까”라고 말하자 안 대표는 웃으며 “(토크 콘서트 때) 화려한 옷을 입고 나와서 그 옷을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정장을 입었네요”라고 했다.

비공개 회동에서는 홍 대표가 “사법부의 좌편향 문제가 심각하다. 인사 문제에 있어서 두 당이 힘을 합치자”고 하자 안 대표는 “(문재인 정부) 100일 동안 평가들을 보니까 인사 문제가 가장 점수를 낮게 받았다는 여론조사를 봤다”고 답했다고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이 전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등 향후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 대표가 “우리는 원칙적으로 정면 돌파다. 선거 연대는 없다”고 말하자 홍 대표도 “우리도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홍 대표는 “정치라는 것이 죽을 듯이 싸우다가도 한편이 될 수 있고, 한편이 됐다가도 갈라지는 게 정치다. 사안마다 조율을 하자”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회동을 마무리할 때에는 홍 대표가 안 대표를 갑작스럽게 포옹을 했고, 옆에 있던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많은 인재 중 서울시장을 생각하는 이가 있을 텐데 내가 먼저 선언하면 그런 분들을 영입하지 못한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많은 인재를 영입해 진용을 갖추는 게 당 대표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시도당위원장 회의를 주재하며 “바른정당으로 갔다가 복당하는 당원은 조건 없이 받아주기 바란다”며 “만약 그러지 않으면 중앙당에서 직접 복당을 시킬 것”이라고 했다.

송찬욱 song@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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