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신흥 도루 달인’ 삼성 박해민, 주루센스를 말하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0일 05시 30분


삼성 박해민은 ‘3년 연속 도루왕’이라는 대기록 타이틀을 향해 순항중이다. 빠른 발과 더불어 주루센스까지 갖춘 그의 질주는 웬만해서는 막아내기가 힘들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해민은 ‘3년 연속 도루왕’이라는 대기록 타이틀을 향해 순항중이다. 빠른 발과 더불어 주루센스까지 갖춘 그의 질주는 웬만해서는 막아내기가 힘들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해민(27)은 요즘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도루의 달인’이다.

풀타임 첫해인 2014 시즌 36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5위에 올랐고 2015년 60개, 2016년 52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타이틀을 연속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28일까지 33도루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어렵지 않게 3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하게 된다. 특히 통산 81.17%(223시도 181성공)의 높은 도루성공률은 박해민의 탁월한 주루 센스를 엿볼 수 있는 지표라 의미가 크다. 그뿐만이 아니다. 박해민의 외야 수비는 리그 최정상급으로 정평이 나 있다. 히팅포인트를 뒤쪽에 두고 밀어치는 타격도 한 단계 진화했다. 2014~2015년 단 한 개에 불과했던 홈런은 지난해 4개로 늘었고, 올 시즌에는 벌써 6개를 쳐냈다. 단순히 주루에만 강점을 지닌 타자가 아니라는 얘기다.

발이 빠른 선수는 누상에서 활용도가 높지만, 주루 센스가 부족하면 도루 사인을 내기에 위험부담이 따른다. 박해민은 빠른 발과 주루 센스의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췄다. 일본프로야구(NPB) 요미우리에서 15년간 활약하며 통산 228도루를 기록한 스즈키 다카히로는 “스피드를 유지하며 최단 거리로 원하는 베이스에 도달하기 위해선 최대한 직선에 가까운 형태로 달려야 하고, 베이스를 방향 전환의 도구로 활용해 몸을 트는 각도까지 계산해야 한다”고 했다. ‘좋은 주자’가 되려면 단순히 누상에서 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을 염두에 두고 최대한 효과적인 주루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해민이 주루 센스를 완벽하게 장착하기까지 그 과정을 들어봤다.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무사 1,3루 삼성 김헌곤 타석에 박해민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초 무사 1,3루 삼성 김헌곤 타석에 박해민이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빠른 발과 주루 센스는 다른 영역

빠른 발과 주루 센스는 다른 영역이다. 단순히 발만 빠르다면 인플레이 시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에 유리할 수 있지만, 상대 타이밍을 뺏고 도루를 하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주루 센스를 장착하면 빠른 발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발이 빠르다고 무조건 도루를 잘하는 것이 아니다”는 야구계의 속설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주루 센스를 장착하기 위해선 투수들의 습관 등을 분석해 뛰는 타이밍을 잡는 훈련이 선행돼야 한다. 투수들의 영상을 보며 공부하는 것은 필수다. 박해민도 이 과정에서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고, 실전에서 ‘성공체험’을 통해 성장한 사례다. 그는 “함께했던 코치님들의 가르침을 통해 성장했다”며 “주루 센스는 타고나는 부분도 있지만, 잘 몰랐던 부분을 코치님들에게 배우기도 했다.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김평호 코치(현 NC)님께서 상대 투수가 변화구를 던지는 볼카운트를 파악하는 요령 등에 대해 조언해주셨고, 이를 실전에 접목하다 보니 스스로 느낀 것이 많았다”고 돌아봤다.

삼성 박해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박해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꾸준한 노력의 산물

박해민은 대표적인 노력파다. 신일고~한양대를 졸업하고 2012시즌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해 2년 만에 1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의 전력을 고려하면, 육성선수 출신 박해민의 고속성장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2016시즌에는 데뷔 첫 3할(타율 0.300·564타수 169안타)까지 기록하며 공격과 수비, 주루의 3박자를 모두 갖춘 자원으로 거듭났다. 그럼에도 만족하지 않고 “출루율을 높이고 삼진을 줄여야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상대 배터리가 그의 도루 타이밍을 간파하고도 잡아내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력을 통해 성공률을 더욱 끌어올린 것이다.

주루 센스는 꾸준한 훈련이 동반돼야 장착할 수 있는 무기다. 박해민은 “시즌을 거듭하면서 스스로 도루 타이밍을 파악하고 뛸 수 있게 되니 그만큼 도루 성공확률이 높아진 것이 아닐까”라며 “요즘은 김재걸 코치님께도 많이 배우고 있다. 내가 살아남는 길은 주루와 수비다. 그 부분에 대해선 항상 잘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신경 쓰다 보니 주루 센스가 좋다는 말을 듣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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