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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피해 못막는 ‘공매도 과열종목制’ 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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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피해 못막는 ‘공매도 과열종목制’ 손본다

강유현기자 입력 2017-08-10 03:00수정 2017-08-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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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불공정거래 제재 강화 추진 6월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엔씨소프트 주가는 36만100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1.41% 곤두박질쳤다. 자사 모바일게임 ‘리니지M’에서 게임 아이템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 기능이 빠진 채 출시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다. 여기에 배재현 엔씨소프트 부사장은 장 마감 뒤 보유 주식 8000주 전량을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공(空)매도 물량은 이 종목의 역대 최고인 19만6256주(762억 원)였다. 하지만 전체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18%)과 비중 증가율(1.9배)이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요건에 못 미쳐 다음 날에도 공매도는 계속됐다. 21일에는 31만3894주, 22일에는 28만1596주의 매물이 추가로 쏟아졌다. 22일 주가가 34만8000원까지 떨어지는 과정에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은 대거 피해를 봤다. 현재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배 부사장과 공매도 세력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있다.

공매도는 없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약속한 기간까지 주식을 사 되갚는 거래 기법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들이 롱쇼트(주가를 전망해 사고파는) 전략을 많이 사용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국내에서도 크게 활성화됐다.


하지만 엔씨소프트 사례처럼 공매도로 개인투자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자 금융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매도가 많아지면 해당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일이 많지만 이런 사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주식을 들고 있다가 큰 손실을 보는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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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개미들도 공매도로 맞대응할 수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기관투자가보다 신용도가 낮아 주식을 빌릴 수 있는 기간도 짧다. 빌리려는 주식이 소량이다 보니 빌려줄 기관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 주식의 매각대금만큼 담보금을 걸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또 복잡한 절차에 당황해 우왕좌왕하다 보면 주가가 이미 폭락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금융당국이 올해 3월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도입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는 △당일 거래대금 중 공매도 비중이 20%(코스닥·코넥스 15%) 이상 △공매도 비중이 40거래일 평균 대비 2배 이상 증가 △주가가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하락하는 경우를 모두 만족했을 때, 다음 거래일 하루 동안 공매도를 금지하는 제도다. 당초 금융당국은 6거래일 중 1건꼴로 과열종목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실제로 지정된 건수는 제도 도입 후 현재까지 16건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은 우선 이달 중 공매도 금지 종목이 지금보다 늘어나도록 과열종목 지정요건을 완화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면 이것이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 역할을 해 해당 종목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게 된다”며 “공매도가 금지되는 하루 동안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주식을 팔아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증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제재 수준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해 9월 한미약품의 대규모 공매도와 주가 하락의 원인도 내부 정보 유출에 따른 불공정 거래로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대해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투자자들의 주의를 적정한 수준에서 환기시킨다는 차원에서 과열종목 지정 기준을 변경하는 내용은 검토할 만하다”고 말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공매도#불공정거래#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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