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공포, 유럽 확산… 英-獨-佛서도 유통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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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네덜란드서 퍼져 나가… 다량 섭취땐 신장-간 등에 이상
식약처 “수입계란 검사 강화”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살충제 달걀’ 공포가 전 유럽으로 확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7일 인체에 해를 끼치는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달걀이 독일에 이어 스웨덴 스위스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도 유통된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로 프랑스 중서부의 2개 식품가공 공장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다량 검출된 달걀이 발견됐고, 영국도 2만1000개의 살충제 계란이 네덜란드를 통해 자국에 수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프로닐은 벼룩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앨 때 쓰는 맹독성 물질로 인간이 직접 섭취하는 동물에게는 사용할 수 없게 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간이 피프로닐을 다량 섭취할 경우 신장 간 갑상샘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사고의 시초는 벨기에의 한 살충제 공급업체라면서 이 업체가 살충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쓰지 말아야 할 성분을 혼합해 만들어 네덜란드에 유통시켰다고 전했다. 네덜란드는 전국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38개 가금류 농장을, 벨기에는 전국 4분의 1 규모의 57개 농장을 폐쇄했다.

특히 전체 달걀 소비의 30%를 네덜란드로부터 수입해 오는 독일은 초비상이다. 독일은 벨기에의 늑장 대처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에 따르면 벨기에가 심각한 위험을 처음 인식한 것은 올해 5월 15일이었다. 이후 6월에 조사가 재개됐고, 벨기에가 EU 회원국들에 ‘긴급 경보 시스템’으로 살충제 달걀의 위험을 처음 알린 게 지난달 20일이었다.

벨기에는 늑장 대처 논란에 대해 “당시에는 피프로닐이 EU 기준치를 넘지 않아 수사를 위해 일반에 공표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수입계란에 대한 검사를 9일부터 강화하겠다고 8일 밝혔다. 식약처는 지금까지 수입계란과 알 가공품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는 미국 태국 스페인산 계란이 수입된다. 또 계란 흰자위, 노른자위 등으로 가공해 만든 유럽산 ‘알 가공품’도 수입되고 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김윤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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