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 치닫는 마두로… ‘눈엣가시’ 검찰총장 해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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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제헌의회 해임안 가결… 군인들 검찰청사 봉쇄 출근 막아
남미공동체 “독재정권 용인 못해”… 베네수엘라 회원자격 정지시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가 거칠 것 없이 질주하고 있다. 헌법을 개정해 마두로 대통령의 장기 독재를 뒷받침하기 위해 출범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는 5일 첫 활동으로 루이사 오르테가 검찰총장(59) 해임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해임안이 통과된 이후 군인들이 검찰청 건물을 봉쇄해 오르테가 총장의 출근을 막았다. 이어 마두로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를 탄압해 미국에서 제재 대상으로 지목된 타레크 윌리암 사아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을 후임 검찰총장으로 임명했다.

청사 진입을 가로막힌 오르테가 총장은 “나의 해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내가 숨 쉬는 한 베네수엘라 국민의 인권과 자유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여성인 오르테가 검찰총장은 제헌의회의 위법성을 근거로 들어 3일 법원에 출범 저지를 요청하는 등 수시로 마두로 대통령과 대립해 왔다. 야당의 보이콧 속에 친마두로 성향의 후보들만 출마해 지난달 30일 치러진 제헌의회 선거에선 각종 불법이 자행됐다. 심지어 투표 시스템을 제공했던 영국 소프트웨어 회사조차 100만 표 이상 투표수가 부풀려져 조작됐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에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물론이고 이웃 국가들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제헌의회가 출범한 5일 남미 국가들의 공동체인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은 베네수엘라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 순번 의장국인 브라질의 알로이시우 누니스 외교장관은 이날 “우리는 남미 대륙에 독재정권이 등장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5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는 야당인 보수파가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며 압승했지만 올해 5월 마두로 대통령은 국정 혼란을 빌미로 의회를 해산하고 제헌의회를 수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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