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포니테일’ 금지 이유 논란…목덜미 드러나 男에 성적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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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8월 3일 15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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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Pixabay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Pixabay
일본의 한 중학교가 여학생들의 ‘포니테일(머리칼을 뒷머리 위쪽에서 묶어 머리끝을 망아지 꼬리처럼 내리는 머리 모양)’을 금지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학교 측에선 “포니테일을 하면 목덜미가 드러나 남성을 자극하게 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2일 일본 인터넷매체 네토라보는 최근 현지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도쿄의 한 중학교 관련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가 자신이 근무하던 중학교에서 일어났던 일이라며 전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몇 년 전 학교에서는 “남성의 성욕을 자극할 수도 있다”며 여학생들의 목덜미가 드러나는 포니테일 머리스타일을 교칙으로 제한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황당해 보이는 이 제안에 일본 학부모 협회(PTA)에서도 이견이 없었고, 실현에 이르렀다.

이 트위터 이용자는 “포니테일을 하면 목이 드러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학교의 풍기가 문란해진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고, 일부러 금지하는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도 대체로 학교 측의 금지 이유를 두고 “황당하다” “어이가 없다”는 반응.

매체가 해당 중학교에 직접 취재한 결과, 교칙에 명시되진 않았지만 포니테일을 금지하는 규칙이 암암리에 있는 것은 사실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포니테일을 ‘학생답지 않은 머리’로 분류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실제로 이를(포니테일 금지) 잘 지키고 있느냐”는 물음에 해당 중학교에서 학생지도를 맡고 있는 교사는 “딱히 유행이 아닌지 (포니테일을)하고 다니는 학생이 없다. 명확한 규정도 없고, 이와 관련해 지도를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몇몇 학교에 근무한 적이 있는데,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로 포니테일을 금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트위터에서 이 같은 에피소드가 화제가 되자 실제로 “내가 졸업한 학교에서도 포니테일 금지였다” “우리 학교도 그랬어서 포니테일 금지가 보통인 줄 알았다” “우린 10년 전부터 그랬다” 등 제보가 이어졌다.

이에 도쿄 교육위원회 측은 “학교마다 판단하는 바가 달라 이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교칙으로 명시하지 않은 부분은 파악이 어렵다”고 매체에 전했다.

이를 계기로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선 몇몇 교칙들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속옷 색깔 제한’ ‘레이스 있는 속옷 금지’ ‘양말 접어 신기’ 혹은 반대로 ‘양말 접어신지 않기’ 등 다소 까다로워 보이는 교칙들이다. 이들은 “대체 이런 교칙이 왜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포니테일 금지’가 화제가 되자 경제평론가 가쓰마 가즈요는 최근 도쿄 지역방송국 TOKYO MX의 한 프로그램에서 “교사에게 지나친 권력을 주니 이런 일이 생긴다”며 “교사가 이런 불필요한 규칙을 만드는 권리 남용이야말로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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