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함도’ ‘택시운전사’ 보지 마? SNS 비방글 확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8월 3일 06시 57분


“촛불영화” “5·18 미화” 비방글 확산
유력영화 사이트 영화평엔 인신공격

영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를 비방하는 내용의 글(사진)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포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일방적 편견의 시선으로 특정영화를 재단하는 것을 넘어 ‘절대로 안보기 운동’을 ‘선동’하는 내용까지 담아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또 유력 영화 커뮤니티 사이트는 이와 관련한 인신공격성 내용의 글이 난무함에 따라 현재 신규 회원 가입을 제한하는 등 피해를 입고 있어 심각성을 더한다.

최근 한 모바일 메신저에서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에 대해 각각 “촛불영화” “5·18을 미화하는 영화”라는 글이 확산되고 있다. ‘군함도’의 경우는 극중 친일파와 강제징용자들이 언쟁하는 장면에 등장하는 촛불과 관련해 지난 겨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항의하는 국민적 촛불집회에 대한 악의적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또 1980년 5월 독일 기자를 태우고 광주로 향한 택시기사의 이야기를 그린 ‘택시운전사’와 관련해서는 이미 법적·역사적으로 ‘민주화운동’으로 확인된 광주민중항쟁을 애써 폄훼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급격하게 유포되고 있는 글은 “공지사항”이라며 “개봉될 영화 ‘군함도’와 ‘택시운전사’ 절대로 안보기 운동”이라고 버젓이 알리고 있다. 아직 그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글은 앞선 내용을 “널리 알려 달라”고 당부하고 있기까지 하다.

이 같은 내용에 비춰 영화계에서는 조직적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퍼뜨린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 시기에 특정 후보를 겨냥한 근거 없는 악의적 비난과 비방이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유포된 방식과도 닮아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각 영화 제작진은 “확산을 막을 뚜렷한 방책이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유력 영화 커뮤니티 사이트에선 ‘군함도’에 대한 악의적 비방과 폄훼의 내용이 담긴 글이 난무했던 상황이기도 하다. 사이트 관계자는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면서 “영화에 대한 평가를 담은 글과 해당 작성자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이 너무 많다.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과 상관없는 이 같은 악의적 비방글의 작성자에 대해서는 ‘강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이트는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와 관련해서도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관계자는 “신규 회원 가입을 한시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해 그 피해 역시 적지 않음을 내비쳤다.

윤여수 전문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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