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은 예멘 내전… 美, 직접 개입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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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정부 금지원칙 철폐해야”… 매티스 국방, 백악관에 메모 전달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의 개입으로 다시 불붙은 예멘 내전에 미국이 끼어들면서 분쟁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예멘 내전 직접 개입 금지 원칙을 깨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메모를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 보도했다.

메모에는 후티 반군을 예멘 항구도시인 호데이다에서 쫓아내는 작전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아랍연합군을 일부 지원하는 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처럼 남북으로 분단됐던 예멘은 준비 없이 통일한 후유증을 심하게 앓아 왔다. 미국이 적극 개입하면 희생자 피해가 더욱 늘어나는 것은 물론 전쟁의 해법이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예멘은 터키와 영국의 지배에서 각각 벗어난 북예멘(자본주의)과 남예멘(사회주의) 지도자들이 1990년 통일에 합의해 건국됐다. 하지만 1994년 이후 크고 작은 내전이 이어졌고 외세가 개입했다. 이란 지원을 받은 시아파 후티 반군이 2004년 현 정부에 맞서 자치정부 수립에 나섰다. 이란을 숙적으로 삼는 사우디아라비아가 2015년 3월 26일 주변국들과 연합해 예멘의 합법적 정부를 지킨다며 아랍동맹군을 꾸려 개입하면서 지금의 내전이 시작됐다.

유엔에 따르면 2년간 내전으로 아동 1500명을 포함해 7700명이 숨지고 4만2500명이 부상을 당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구호가 필요한 기근 주민을 700만 명으로 추산한다. 그간 예멘 사회는 분열의 극단으로 치달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객원 연구원 애덤 배런은 예멘의 엘리트들이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면서 “온 나라가 결딴이 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터널 끝에 불빛이 나타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예멘#내전#매티스국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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