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그린은 DJ 천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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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존슨, 델 매치플레이 제패… 사상 첫 WGC 커리어 그랜드슬램
최근 17개 대회서 6번 정상 올라

‘TW’의 시대는 가고 ‘DJ’ 천하가 시작된 것일까.

10년 넘게 왕좌를 지켜 왔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TW·38)가 허리 부상으로 주춤한 가운데 더스틴 존슨(DJ·33·이상 미국)이 미국프로골프(PGA) 최강자의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존슨은 27일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의 오스틴 골프장에서 끝난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며 WGC 시리즈 4대 대회(델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멕시코 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HSBC 챔피언스)를 모두 석권했다. ‘WGC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골퍼는 존슨이 유일하다. 우즈는 WGC 시리즈에서 18승을 거뒀지만 HSBC 챔피언스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존슨은 이날 열린 대회 마지막 날 결승전에서 혼 람(스페인)을 1홀 차로 눌렀다. WGC 시리즈는 PGA투어와 유럽프로골프투어 등 6개 골프 기구가 공동 주관하는 특급 대회로 1년에 4차례 열린다. 존슨은 멕시코 챔피언십에 이어 WGC 대회에서 연승을 거뒀다. WGC 대회 연속 우승은 우즈에 이어 두 번째다.

존슨은 2008년 PGA투어 데뷔 후 매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우즈급 선수로 도약한 건 지난해부터다. 그 배경에 약혼자 폴리나 그레츠키가 있다. 모델 출신인 그레츠키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의 딸이기도 하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존슨은 2012년 폴리나 그레츠키를 만난 후 정신적인 안정감을 얻었다. 골프에만 매진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아들 테이텀을 얻은 것도 큰 동기 부여가 됐다. 천재가 노력까지 하자 무서울 게 없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한 존슨은 지난달 제네시스 오픈에서 우승하며 마침내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올랐다. 이달 들어서도 WGC 두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지난해 US오픈 우승 후 WGC 델 매치플레이까지 17개 대회에서 6번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존슨은 여전히 배고픈 것 같다. 이날 경기 후 존슨은 “난 아직도 만족스러운 골프를 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최고의 선수가 되고 난 뒤 결혼하겠다’고 밝혀 온 존슨은 올해 말쯤 그레츠키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그레츠키 배 속에는 두 번째 아이가 자라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더스틴 존슨#미국프로골프#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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