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로 돈줄 마른 北 ‘금강산 관광 카지노 여객선 유치’ 공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3월 23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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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금강산에서 카지노업을 전문으로 하는 여객선을 유치하겠다는 공고문을 내 눈길을 끌고 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로 돈줄이 마르자 내부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각종 아이디어를 총동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대외용 웹사이트 ‘금강산’에 올린 ‘관광 여객선 투자안내서’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관광 여객선을 이용해 세계의 명산 금강산에 대한 국제관광을 다각화, 다양화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내서에 따르면 북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개발총회사는 금강산 고성항을 모항(母港)으로, 2만~3만 톤급 관광 여객선을 운용할 계획이다. 카지노를 할 수 있는 이 관광선은 블라디보스토크-나선-원산-금강산 노선과, 동남아시아-금강산-원산 등의 노선을 운항하며 관광객들을 실어 나를 예정이다. 외국 단독기업이나 합영 기업이 10년간 미화 1000만~2000만 달러를 투자하면 운항권을 준다.

안내서는 “관광 여객선은 1000명의 여객들이 문화적이며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시설들이 갖춰져 있는 연회용으로 하려고 한다”면서 “여기에서는 카지노업도 할 수 있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계획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투자에 나설 외국 기업은 없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제재를 받지 않던 2000년대 중반에도 러시아·중국과의 국경을 끼고 있는 나선을 모항으로 금강산까지 운항하는 카지노선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관광객이 모여들지 않아 실패로 돌아갔다.

정부는 북한이 금강산관광 여객선 유치 공고를 낸 데 대해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돌리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자신들은 개방된 곳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핵과 미사일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금강산관광 여객선 유치 공고를 낸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금강산관광을 다시 일으키고 싶은 생각과 금강산관광을 홍보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대북 투자가 안 되는 핵심 이유는 예측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해외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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